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15일] 닉슨 쇼크

[오늘의 경제소사/8월15일] 닉슨 쇼크 권홍우 1971년 8월15일, 닉슨 미국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10% 부가세 징수와 금태환 정지를 선언했다. 35달러를 미국에 가져오면 금 1온스를 내주기로 한 약속(브레튼우즈협정)을 지키지 않겠다는 말에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유럽외환시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미국이 자존심을 구기고 ‘배째라’를 택한 배경은 경제력 약화. 일본과 독일 등의 성장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베트남 전쟁비용 지출 탓이다. 세계총생산의 절반, 금(金)의 75%를 보유했던 2차대전 종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제가 나빠지자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은 달러를 내밀며 금을 요구했다. 금이 바닥날 지경에 유럽경제의 병자, 영국마저 미국의 지불능력을 못 믿어 30억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하자 불태환을 선언해버렸다. 문제는 닉슨 쇼크 이후 달러화의 내재가치는 더욱 추락했지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는 여전하다는 점. 해마다 한국과 스웨덴의 경제력을 합친 규모만큼 미국의 빚이 늘어나고 이라크전쟁에 베트남 전비를 초과하는 돈이 들어가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달러표시 자산비중은 65%를 넘는다.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이 특히 문제다. 미국이 정신을 차려 재정과 소비 지출억제에 나선다면 당장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 땀 흘려 만든 제품을 미국에 싸게 팔아 번 달러로 미국채권을 사들여 쌍둥이 적자를 보전해줘야 아시아 경제가 굴러가는 구조다. 미국은 달러화나 국채를 찍어내면 그뿐이다. 1945년 이후 20년간 달러화 발행 증가율은 55%에 그쳤지만 1970년부터 2001년까지의 증가율은 2,000%가 넘는다. 파산 직전이면서도 파티를 즐기고 가계수표를 남발하는 배짱이의 함정에 세계가 볼모로 잡혀 있는 형국이다. 닉슨 쇼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입력시간 : 2006/08/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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