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값이 미국 달러 대비 15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6일 런던외환시장에서 달러ㆍ엔 환율은 미국의 추가 금융완화 관측에 한 때 1달러당 82.75엔까지 내려가며 1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이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도입했지만 엔화값 강세(엔고)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 앞서 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장중 한때 달러당 82.90엔까지 치솟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 값이 82엔대로 올라간 것은 지난달 15일 일본 재무성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0∼0.1%로 내려 4년3개월 만에 제로금리로 복귀하고 5조엔의 자산매입기금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금융완화정책으로 엔고에 제동을 걸려고 했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추가 금융완화책이 일본의 제로금리 대책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달러 매도·엔화 매수의 기조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이 경기하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중에 엔화를 풀고 있지만 미국이 경기대책으로 달러 공급을 확대할 경우 엔고 압력이 다시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달 초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금융완화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