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고유가 반영 안돼 '반짝 상승'에 무게

1월 화려한 경기지표 믿어도 될까<br>산업생산 5개월來 최고 등 완연한 상승세 불구<br>중동 정정불안 불확실성 늘어 "경기 하방 위험"




통계는 말 그대로 '통계'일뿐이라는 말을 3일 정부가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이 보여줬다. 수치만 놓고 보면 지난 1월 생산은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고 제조업 가동률은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통계만 보면 경기 회복세가 이처럼 견고할 수 없다. 더욱이 경기선행지수까지 위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 경기 성적표를 받아도 영 마뜩잖다. 도리어 지표가 이상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1월 말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탓이다. '반짝 상승세'가 오히려 맞다는 뜻이다. 통계와 현실과의 괴리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지표만 놓고 보면 탄력 받았는데…=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4.6% 증가해 2009년 9월(4.6%) 이래 최대폭으로 늘었다. 반도체와 자동차ㆍ기계장비 등 수출주력 업종이 생산증가를 주도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4.8%로 1980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사실상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다는 뜻이다. 생산자제품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14.4%로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재고증가율(12.9%)을 넘어섰고 재고출하순환도 상에서도 재고가 축소되고 출하가 증가하면서 둔화ㆍ하강 국면에서 회복ㆍ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 ◇지표와 따로 노는 경기 상황=산업생산 그래프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주춤했던 경기회복세가 다시 탄력을 받고 일어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리 달갑지 않다.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이다. 과도한 성장이 물가를 희생한 결과라는 분석도 강하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교역조건 악화로 자연스럽게 경기지표가 아래로 꺾여야 할 때 과도하게 상승 국면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며 "경기 사이클상 지금은 산업지표 호조보다는 물가상황 악화에 정부가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향후 예상 역시 밝지만은 않다. 1월 지표에는 중동 정정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물가불안도 결국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동행지수는 2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지만 선행지수는 현재 플러스를 유지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향후 경기는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업황 BSI는 88로 2009년 8월(86)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측은 "물가상승 및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라 실질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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