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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 발행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만기 5년 이상의 장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발행금리가 낮은 상황을 이용해 기업들이 적극 발행에 나서는데다 기관 등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장기 회사채를 선호하는 등 수급 요인이 맞아 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면 27일 코스콤과 채권정보제공사이트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이달 26일까지 약 4개월동안 신용등급을 보유한 만기 5년 이상 회사채의 발행액은 3조7,0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발행 총액(2조6,4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최근 3년간 하반기에 발행된 장기 회사채 발행 규모 중 최대치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7월 이후 연말까지 장기 회사채 발행은 상반기 규모(4조9,7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장ㆍ단기물을 포함한 전체 일반 회사채의 발행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장기 회사채 부분의 발행 증가는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3ㆍ4분기 발행액은 2조8,750억원으로 2008년 3ㆍ4분기(1조1,300억원)나 2009년 3ㆍ4분기(1조6,400억원)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2200ksdjq00 주목할 것은 이전에는 장기 회사채 발행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들어 관련 시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달 인수합병(M&A) 대금 마련을 위해 3,000억원의 규모의 5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호남석유화학을 비롯해 현대상선, 무림페이퍼 등 최근 3년 동안 한번도 장기채를 내놓은 적이 없는 기업들이 속속 발행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채 발행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은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하기가 수월해 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5년 만기채를 발행했던 LG전자의 발행 수익률은 4.6%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풍부한 시중 유동성 때문에 이들 회사채를 사 줄 투자자들이 늘어난 점도 장기 회사채 발행에 한 몫하고 있다. 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들이 등장하자 투자자금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국고채만으로는 수익을 얻기 힘들다는 인식에 장기 회사채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돌아가고 있다”며 “장기채의 경우 3년 만기물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을 때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의 워낙 낮은 데다 투자자들도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로 눈을 돌리는 등 수급 요인이 맞아 떨어지면서 올 하반기 이후 장기채 발행규모도 최근 3년래 최고수준으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