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것이 뉴욕 월가의 믿음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1월 효과(January effect)`란 용어다.
2일 새해 첫 개장한 뉴욕 증시는 북한 핵 이슈, 이라크 사태등의 악재를 제켜두고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해 첫 영업일의 상승폭으로는 다우존스 지수의 경우 25년만에 최대이고,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대폭이다.
월가 투자자들이 2003년 첫 개장일에 주가를 끌어올린데는 지난 3년간의 증시 하락이 지난해로 종식되고, 올해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지난 1950년 이래 1월에 주가가 오르면 한해 주가가 오른다는 `1월 효과`의 전설은 한번의 예외가 없이 적용됐고, 올해 주가가 오른다면 1월에 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시장을 지배했다.
첫 영업일에 투자자들이 포커스를 맞춘 호재는 두가지다.
첫째,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연구소(ISM)의 12월 제조업 지수가 54.7로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컨퍼런스 보드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0.3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 제조업이 강한 힘으로 회복하고 있다는데서 투자자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둘째, 지난해말부터 급부상한 북한 핵 이슈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한국 대선 직후에 북한 핵 문제가 터져나오면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두개의 전쟁론을 펼치는등 극한으로 치달을 때 뉴욕 증시는 12월로는 최악의 하락장을 맞았었다. 하지만 성탄절을 전후로 콜린 파월 국무장관등의 외교론자들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전쟁 가능성이 하나로 줄어들어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이다. 미국이 두개의 전선을 형성할 경우 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지난해 초에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믿었다가 낭패했지만, 올해는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주가가 3년째 빠진 것은 70년대 베어마켓(bear market) 때 이후 처음이고, 4년째 하락한 경우는 1930년대 대공황때였다. 현재 미국 경기 상황이나 주가 가치등이 70년대의 약세장과 비슷하며, 따라서 4년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새해 첫날의 랠리로 1월 한달, 그리고 연간 증시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수 없다. 달러가 하락세에 있기 때문에 해외 자본이 미국을 이탈하고 있고,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 이슈가 리스크가 높은 증시 투자를 기피하도록 하는 악재로 남아있다. 미국 경제가 분명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만이 뉴욕 증시의 새해 첫 랠리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