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경제 빛과 그림자/제임스 플래니건 미 칼럼니스트(특별기고)

◎경기 활황속 물가상승 압력 높아져○생산성 쾌속성장 과거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일하고 있고 임금도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공장과 농장, 사무실, 상점 카운터 등에서의 노동생산성은 임금보다 빨리 증가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해 경제가 생산성이 증가하면서도 인플레가 억제되는 이상적인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최근 발표된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실업률이 5개월내 최저치인 5.2%로 떨어졌다. 그러나 주식과 채권시장은 연준리가 단기금리를 인상하면서 비틀거리고 있다. 주가는 올들어 얻은 상승분을 단 1주일만에 잃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가. 경기의 상반된 증상이 너무 심각하고 복잡해 유머작가 아트 부치왈드의 「좋은 소식­나쁜 소식」이라는 칼럼이 던져주는 아이러니를 연상케한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수년간 연평균 3.5∼4%에 달해 매년 2천5백억달러의 국가 자산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고 노년층엔 확실한 연금이 보장되고 많은 미국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91∼92년의 침체이후 줄곧 경기확장이 지속,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 달러와 연금가치가 떨어지리라는 우려가 높다. 7조달러가 넘는 미국경제에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혼재하게 마련이다. 지난 3월 17만5천개의 일자리가 생겨 현재 취업자수가 1억2천9백만명으로 늘어나는 신기록을 세웠다. 희소식이다. 그러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임금이 상승(최신 통계로 4% 상승), FRB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달러가 절하 우려 주식시장은 각종 경제지표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실업률이 3% 이하로 떨어진 중서부지역에서도 아직까진 임금상승압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퍼스트 시카고­NBD 은행의 경제학자 다이안 스웡크는 『중서부의 인플레는 2.5%가 채 되지 않으며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에서 종업원들이 의료보험 비용을 공동부담하면서 기업들의 복지비용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노년층 근로자들이 퇴직, 저임 근로자들로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FRB는 마냥 현재의 임금과 물가통계만 쳐다볼 수만은 없으며 1년에서 18개월 앞의 경제를 내다봐야 한다. 모건 스탠리 투자은행의 분석가 스티븐 로치는 『연준리가 물가 상승이 명백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면 결국 물가를 잡기위해 경제를 침체로 몰고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인플레는 통상 장기 호황의 후반부에 발생한다. 그때에는 인력수급에 병목현상이 나타나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들이 물품을 구입하고 사람을 고용하는데 더 많은 돈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취업자수 신기록 미경제에는 현재 병목현상이 거의 없다. 미업계는 매년 정보처리장비에 2천6백억달러 이상을 투자, 상품과 서비스의 효율화를 촉진해왔다. 또 거대하고 관료적인 기업들이 감량경영과 아웃소싱(외부조달)으로 변신을 꾀했다. 소기업들이 대기업에 출판, 소프트웨어,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장착됐다. 아웃소싱과 감량경영으로 복지비용과 임금이 줄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점점 신용카드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할부채권 규모는 지난 2년간 70% 이상 상승했다. 은행과 신용카드회사의 부실 채권도 증가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아지자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경기과열은 수그러들고 있다. 이것만 보면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은 5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압력은 국내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90년대 들어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홍역을 앓아오던 유럽과 일본 경기가 최근 탄력을 얻고 있다. J P 모건은 이같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로 지구촌의 단기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단기금리 오를듯 유럽과 일본, 캐나다와 중남미는 미기업들의 주요 고객이다. 수년에 걸친 구조재조정을 마친 미기업들은 현재 경쟁력을 갖추었다. 미기업들과 근로자들은 살아나고 있는 세계경제에서 이득을 볼 준비가 돼있다. 그러나 투자가들은 호시절이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문 펀드매니저든 아마추어 뮤추얼 펀드 구입자든 모든 투자자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월가는 기업이익증가와 소득증대에 즐거워해야 할 지, 기업들이 이익을 내기 어렵게 만드는 금리인상을 두려워해야 할 지를 모르고 있다. 기쁘냐 혹은 두려우냐의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제와 금리 그리고 주식시장에 대한 단기전망은 확실한 징후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일자리와 소득이 느는 것은 정말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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