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이통사 개인정보 무단수집 파문 확산

캐리어IQ 프로그램 무단 설치… 소비자들 집단소송 나서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수집을 위해 미국에 판매한 1억5,0000만여대의휴대폰에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서비스 향상을 위한 진단 프로그램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을 피해보상을 촉구하며 집단소송에 돌입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 지역 소비자 4명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미국 이통사인 AT&T, 스프린터, 티모바일과 애플을 도청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전날에는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이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체 캐리어IQ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HTC 등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일리노이와 미주리에서도 소비자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트레버 에카르트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에크하르트는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캐리어IQ의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설치했고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등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애플과 HTC 등 스마트폰 제조사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가 미국에 공급한 휴대폰에 탑재됐다. 다만 판매량이 저조한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은 제외됐다. 미국이 아니 다른 지역에 판매된 휴대폰은 이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한 캐리어IQ는 이동통신사의 요청에 의해 문제의 소프트웨어를 미국에 판매된 1억5,000만대의 휴대폰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휴대폰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지는 않고 이동통신사가 통화품질 향상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AT&T도 성명을 통해 "고객들의 통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일부 정보를 수집했으며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았다고"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정보수집 사실을 알리지 않은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라며 집단소송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동영상을 처음 올린 에카르트는 "일반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이 탑재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며 "캐리어IQ를 삭제하는 방법도 지금으로서는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 의회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알 프랑켄 상원의원은 캐리어IQ에 해당 소프프웨어와 관련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개인정보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도청법 위반으로 밝혀질 경우 위반 건수마다 하루 1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래리 렌하트 캐리어IQ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정보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 데이터를 수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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