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병원 교수진 개원러시

병원, 그것도 의사들이 선망하던 대학병원 일부 진료과목에 의료진이 모자라 정상진료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교수들이 개원을 위해 대거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의료계가 고사할 지경이라며 의약분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과는 매우 대조적인 것이다.교수진들의 이동이 심한 대표적인 진료과목은 안과·피부과·이비인후과·성형외과 등이다. 치료의 상당부분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소위 「물」좋은 과목의 교수들이 대거 빠져 나감으로써 일부 대학병원의 관련과목은 정상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A대병원의 경우 이달 들어 성형외과·피부과·안과 스탭 교수 1명씩 교수직을 박차고 개인병원을 차렸다. B대병원과 C대병원의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1명씩 교직을 떠났다. D대병원 성형외과·피부과 교수진 1~2명 역시 개원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E대병원 안과교수 2~4명도 곧 교직을 떠날 예정이다. 특히 모 대학병원 안과 의료진의 경우 3~4명이 올 상반기 유학이나 개원 등의 이유로 교단을 떠날 것을 준비하고 있어 우수 교수진 확충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는 특정과목 교수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해당병원은 상당기간 정상진료에 차질을 빚는다는 점이다. 병원측에서는 다른 교수진들이 있기 때문에 한 두명 빠진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개원을 앞두고 있는 교수들의 경우 자리를 많이 비울 수 밖에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진료부실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는 불가피하다. 한 대학병원 성형외과 간호사는 『개원을 앞둔 교수들의 경우 퇴직 2~3개월 전부터는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약환자마저 이런저런 이유로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다른 간호사는 『교수진들이 대학을 떠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의약품실거래제 도입으로 부수입이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며 『대부분의 개인병·의원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특정과목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S병원 K교수는 『대학병원 의료진들이 개원에 눈을 돌리는 것은 열악한 의료환경에다가 개원을 할 경우 더 많은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레지던트 등 의료진들의 임상교육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입력시간 2000/03/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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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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