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쌓여가는 재고 때문에… LED업계 '긴 한숨'

건설경기 침체에 공공건물 보급사업도 부진<br>감산·조업 중단 속출… 인력감축도 불가피


수도권에 위치한 LED조명 제조업체인 T사는 최근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그동안조금씩 들어오던 주문마저 뚝 끊기는 바람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을 언제 다시 돌릴 수 있을지 전망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T사는 특히 2년여 전부터 사업구조를 LED조명사업 위주로 재편하면서 수십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던 만큼 조업 중단에 따른 피해도 클 수 밖에 없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매출이 전년의 60~7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생산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ED조명 및 LED BLU(백라이트유닛)업체들이 최근 주문량 감소에 따른 재고부담 가중에 시달리고 있다. 업체들은 제품이 팔리지 않다 보니 출혈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감산에 들어가거나 조업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한바탕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휘몰아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LED조명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규모를 갖춘 중견 LED조명업체들조차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판매 대리점에 밀어내기 밀어내기식 판매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고 전했다. LED조명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것은 공공건물의 LED조명 보급사업이 당초 예상에 비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2012년까지 공공기관의 조명을 30%까지 LED조명으로 교체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실제 지원실적도 미미한 실정이다.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LED조명 초기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며 업체수만 550여개로 늘어났지만 대부분 일감이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아울러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건설회사에 대한 납품물량이 크게 위축된데다 대기업들마저경쟁적으로 LED 조명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소기업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ED조명은 각국가마다 인증 규격이 달라 당장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다"며 "국내 시장 활성화까지는 최소 2~3년이 소요되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영세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지적이다. 사정이 어렵기는 LED BLU업계도 마찬가지다. 관련 대기업들의 LED TV 판매 부진으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특수를 노리고 LED TV 생산량을 크게 늘린 바 있지만, 실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자 하반기 생산 목표치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에 위치한 LED칩 제조업체인 B사의 LED 생산라인 가동률은 지난 7월부터 20%가량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줄곧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할 정도로 주문 물량이 넘쳐났지만 최근 들어 대기업의 주문이 감소하며 재고물량은 쌓여가고 있다. 원활한 물량 확보를 위해 중국에 추가 생산시설까지 짓고 있었던 B사는 중국 공장의 완공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루는 바람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B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그나마 지난해 수주 받은 물량을 소화하며 버티고 있지만 내년이 더 큰 문제"라며 "특히 LED TV는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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