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대감과 아쉬움 교차한 첫 만남

■ 한일 정상회담<br>과거사문제 기본인식 공유… '미래 동반자' 의지 재확인<br>재일교포 지방참정권 허용등 민감현안엔 구체 답변 유보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9일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기본인식을 공유하면서 양국 간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토야마 총리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가슴에 안고 행동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향적 역사인식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날 정상회담이 새로운 한일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 못지않게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명확한 입장정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아키히토(明仁) 일왕 방한,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구체적인 답변이 유보된 점 등이 양국관계가 단시일 내에 좁혀지기 힘들 것이라는 한계도 명확히 보여줬다. 우선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내용은 물론 형식 면에 있어서도 양국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감지하게 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양자회담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하루 앞서 서울을 찾은 것은 그 자체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방한은 특히 지난 9월 취임 이후 양자외교 차원의 첫 외국 방문이어서 우라나라와의 관계발전에 대한 관심과 의욕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간 협력관계는 양국은 물론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하다"면서 "가깝고도 가까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총리도 "(일본) 신 정부는 역사를 직시할 수 있는 정권"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와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동감했다. 지난해 6월 아소 다로 전 총리와의 도쿄 정상회담에서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두 정상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첫번째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력을 재차 약속했다.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건부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의 중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양국 공조체제를 확고히 함으로써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국제사회에 제안한 '북핵 그랜드 바겐'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하면서 일본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역할을 당부했으며 하토야마 총리는 이에 대해 여러 차례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두 정상은 신성장 동력으로서 '한일 그린파트너십 구상'의 구체화 방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하고 인적ㆍ문화적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나누는 등 양국 간 전방위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 내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일본에서 개최되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국제 외교무대에서 '동반자'임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단독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 오찬까지 약 3시간에 걸쳐 무릎을 맞대고 교감하면서 돈독한 신뢰와 우의를 다졌다. 이날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의 탁월한 지도력 아래 일본이 계속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덕담을 건넸으며 하토야마 총리는 (한국 국민) 여러분과 한국 문화를 상당히 좋아한다"는 화답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친근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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