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버핏 따라하기

제1원칙.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다. 제2원칙. 제1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다. 주식투자로 세계에서 2번째 부자가 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2가지 큰 투자 원칙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잃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잃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제로섬 게임인 주식시장에서 항상 돈을 번다는 것은 ‘절대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버핏은 어떻게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었을까. 단순히 운(運) 때문 만은 아니었다. 무지와 탐욕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버핏은 우선 종목선택이 남다르다. 투자종목을 고를 때 다른 투자자들보다 몇배 오래, 그리고 깊이 생각한다. 그는 “투자는 결혼을 결정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식시장이 10년 동안 문을 닫아도 불안해하지 않고 보유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라”는 조언이다. 또 하나의 비결은 집중이다. 버핏은 분산투자를 싫어한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격언이 있지만 그는 충분히 연구한 몇 개 종목에 집중투자를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어떤 주식을 산지 잊을 정도로 묻어둔다. 마지막으로 절제다. 버핏은 투자를 결정할 때 수익률 목표를 20%로 잡는다. 월간 수익률이 아니고 연간 수익률이다. ‘투자의 귀재’가 ‘겨우 그 정도야’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요즘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간에 기별도 안가는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펀드를 내놓는다면 아마 거의 안 팔릴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버핏은 매년 20%씩 복리로 늘어나는 효과를 강조한다. 그는 이 같은 방법으로 세계적인 거부가 됐다. 요즘 투자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소식은 오는 18일 열릴 미 연방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이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하면 세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눈’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입’에 고정돼 있다. 그러나 버핏은 다르다. 그는 민감한 투자자들이 나쁜 뉴스로 좋은 주식을 던질 때 그걸 주워 담을 뿐이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인상으로 대출자들이 좋은 자산을 매각하는 ‘민스키 모멘트’가 발생할 때는 더욱 그렇다. 버핏이 최근 주식투자를 늘린 것은 그의 투자 철학에 비춰볼 때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다. 버핏은 항상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유능한 경영자가 운영하는 우량기업을 적정가격에 매수한 뒤 그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그래서 버핏의 이번 주식투자 확대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바보들아. 이쪽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국내에서 ‘버핏 따라하기’에 성공한 대표적 인물이 박현주 미래에셋투자그룹 회장이다. 불과 10년 만에 한국의 금융지도를 바꾼 박 회장은 최근 발간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라는 책에서 “좋은 사업 파트너를 구하는 심정으로 골라서 장기투자를 하고 있다”며 “균형 밑에 있는 저평가 주식은 반드시 오른다”는 주식관을 피력했다. ‘한국의 버핏’으로 불릴 만하다. ‘주가는 신(神)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시장 전망이나 경제 지표 하나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세다. 돈을 벌고 싶다면 버핏처럼 투자하라.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