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 변경… 어떻게 대처할까

"3%대 가산금리 대출자, 코픽스 적용 대출로 갈아타라"<br>당분간 코픽스 대출금리 낮게 책정 예상<br>신규 대출자는 유리한 금리체계 선택을<br>금리 변동 주기·방향성도 잘 판단해야



다음달 말 금리 투명성을 높인 주택담보대출상품이 나온다. 그동안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들썩거릴 때마다 마음을 졸였던 대출자들이나 신규 대출자들에겐 일단 희소식이다. 금리 상승기에 가파르게 불어나는 대출이자 부담을 덜고 변동성을 줄였지만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오히려 CD연동 대출보다 금리 혜택이 적다는 흠이 있다. 게다가 기준금리 수준 자체가 기존 CD연동 대출보다 적어도 1%포인트 이상 높다. 따라서 대출자나 대출 예정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만으로는 새로운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과 CD 연동 대출 중 어느 쪽이 유리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COFIX 연동 대출의 금리도 연 5% 중후반으로 CD 연동 대출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3%대 가산금리 대출자 “갈아타라”=지난해 주택을 담보로 2억5,000만원을 대출받은 직장인 김 모씨는 코픽스(COFIX) 적용 대출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은행에 문의하니 이자가 연간 250만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귀띔 때문이다. 김 씨가 받은 대출금리는 CD에 3%포인트를 덧붙인 수준으로, 지난해 말 CD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연 6%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대의 높은 가산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먼저 갈아타는 것을 검토하라고 말한다. 은행들이 자체 추산한 COFIX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3.5%선으로, 지난 28일 현재 CD금리 2.88%보다 높다. 하지만 CD금리 연동형 대출금리가 최고 5.9∼6.0%여서 COFIX에 가산금리를 낮게 붙이면 금리가 현재보다 떨어질 수 있다. COFIX연동 대출금리는 한동안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갈아타기를 결심했다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행동에 옮기는 것이 좋다. 이관석 신한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가산금리가 높은 CD대출 사용자라면 금리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별로 6개월 또는 기간에 제한 없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새로운 금리체계로 전환할 수 있어 3%가 넘는 가산금리를 적용 받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면밀히 비교해 금리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출자들이 반드시 COFIX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 오히려 2008년 이전에 낮은 가산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CD금리를 기준금리로 고수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신규대출자 “유리한 금리 체계 따져라”=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가 나오면 신규대출자는 개인별 상환 기간 등을 따져 더 유리한 금리체계를 골라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매월 ‘잔액 기준금리’와 ‘신규 취급액 기준금리’ 등 두 가지로 발표할 예정이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출금리에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 입장에서 매월 신규 수신을 가중 평균한 ‘신규 취급액 기준금리’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커 금리 하락기에 유리하고, 금리 상승기에는 ‘잔액 기준금리’가 더 이익일 것으로 보인다. 이관석 팀장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잔액기준 대출금리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잔액 기준 조달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공성률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대출만기, 금리변화에 따른 대출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며 “다만 단기로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새 상품이 CD연동 대출의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여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변동주기 및 방향성 “잘 판단해라”= COFIX 대출 금리 변동 주기는 6개월과 12개월 두 가지가 될 전망이다. 정기예금·적금·CD 등을 섞은 조달금리의 평균 기간이 7~8개월인 점이 감안됐다. 주택담보대출의 90%를 차지하는 CD금리 연동 대출은 3개월 주기로 금리가 바뀌고, 금융채 연동의 경우는 6개월, 12개월, 1년, 2년, 3년, 5년 등 다양하다. 은행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주기의 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인지, 하락기인지를 대출자 스스로가 잘 따져서 변동주기를 선택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스스로 판단해야 할 부분은 더 늘어나 대출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제빈 하나은행 마케팅전략부 차장은 “각 금리마다 장단점이 있어 본인의 자금스케줄에 맞춰 금리를 선택해야 한다”며 “장기로 대출을 사용하면서 안정적인 금리를 원하면 잔액기준금리를, 단기로 대출을 사용하거나 소득에 비해 이자상환 부담이 적다면 초기금리가 낮은 신규 취급액 기준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주택구입자금으로 대출받아 장기적으로 대출을 써야 될 사람이라면 향후 금리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는 CD금리보다는 COFIX가 낫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부장은 “당분간 시중금리는 분명한 상승 기조가 될 것”이라며 “새 상품은 적어도 6개월~1년 단위로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이용하기 적합한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