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오픈프라이스제도] 효과없이 겉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실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세금혜택분이 미미해 카드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또 당초 유통업체가 자율적으로 판매가격을 표시, 유통업체간 경쟁촉진으로 판매가격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던 오픈프라이스제가 실시됐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거의 종전 그대로다. 이에 따라 두 제도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소비자와 업체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카드 세금공제 백화점의 경우 롯데에서 지난 9월 전체매출중 신용카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1.4%로 지난해 9월 59.8%보다 1.6% 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 압구정 본점에서도 지난달 카드매출비중이 87.9%로 지난해 9월 82.6%에 비해 5.3% 포인트 신장에 머물렀으며 신세계 역시 지난달 67.9%로 작년 9월 63.9%보다 4.0% 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할인점에서는 E마트와 마그넷이 지난달 각각 42.1%와 43.6%로 작년 9월 37.4%와 42.2%에 비해 4.7% 포인트와 1.4% 포인트 늘었을 뿐이다. 한화유통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인 한화스토아의 경우 지난달 백화점 카드매출비중이 25.9%로 지난 1~8월까지의 평균인 23%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카드사용액의 기준이 너무 높아 일반 서민들에게는 실효성이 적은데다 이미 규모가 큰 유통업계에서는 신용카드의 사용이 보편화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픈프라이스 TV 등 5개 가전제품과 4개 의류품목, 3개 스포츠용품 등 12개 품목에 대해 법적근거가 없는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제가 폐지되고 최종판매업체가 가격을 정한다는 이 제도도 역시 정착되기에는 요원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할인점·대리점 등 최종 판매업체가 아직까지는 제조업체를 배제한 채가격을 결정할만한 힘이 없기 때문이다. 시중 주요 백화점을 대상으로 오픈프라이스제를 적용하고 있는 12개 품목에 대해 판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가격이 100원 단위까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신사복의 경우 인터메조의 한 모델은 롯데·현대·갤러리아·미도파 등에서 모두 25만9,000원, 나이키의 스포츠화 한 모델이 9만9,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간 경쟁을 유도,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던 정부의 정책목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가전회사가 직접 물건을 들여와 판매하는 특정매입 방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유통업체가 가격 결정권을 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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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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