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2월 중국 방문 직후 미국을 방문한 호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미국에게 은행과 같은 존재여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3월 28일자 전문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은 같은 달 24일 미국 워싱턴 시내에서 중국전문가로 알려진 케빈 러드 당시 호주 총리(현 외교통상부 장관)를 만나 “어떻게 하면 은행에 강하게 대처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반으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중국이 미국 처지에서는 은행과도 같은 존재여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장관은 또 중국 촌락 단위의 민주화가 “눈부시게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 민주화가 진전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당시 클린턴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지 1개월 정도 지난 시점으로 중국과의 외교에서 지나치게 경제 관계를 중시하며 인권 문제를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룬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방중 직전에는 “금융 위기 당시 구축한 미ㆍ중 양국의 협력을 (인권 문제로)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고, 방중 당시 회견에선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데 대해 감사해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