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랐지만 기술적 하락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기회복 기대가 높은데다 한국은행의 통화긴축기조 등으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폭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할 경우 양도성예금증서(CDㆍ91일물) 금리는 0.2%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이 경우 CD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계대출 부실화의 위험선인 7.5%에 이르게 된다. ◇경기회복 기대로 금리 상승커브 그려=18일 3년과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0.03%포인트 오른 5.15%, 5.19%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CD금리는 사흘 만에 0.01%포인트 오른 5.07%를 나타냈다. 이는 경기 호전 기대와 함께 한국은행의 통화긴축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상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에 금리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이 강하지는 않지만 올해 안에 콜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최근의 CD금리 상승은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은 갈수록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중 은행장들은 최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시설자금 수요가 늘고 재고조정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실물경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CD 금리 0.2%포인트가량 더 오를 듯=추가적인 금리 상승폭은 0.2%포인트 내외에 이를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문병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긴축기조를 풀 때까지는 CD금리가 0.1~0.2%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도 “시중금리나 담보대출금리가 얼마나 더 올라갈 것인지 예측하기란 힘들다”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큰 변수”라고 말했다. 강길상 한국은행 자금시장팀장은 “최근의 금리상승은 너무 낮았던 금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일시적인 CD 과잉공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는 “CD금리는 수급이 만나는 적정 선에서 멈추게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가계대출 부실 우려도 높아져=금리 상승으로 대출을 얻어 집을 구입한 사람들의 이자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CD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의 가중 평균 금리도 지난해 1월 5.64%에서 올 3월에는 6.20%로 0.5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02%에서 4.94%로 0.8%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들이 보통예금 통장과 MMF에 예치됐던 자금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이동하자 CD발행을 늘리면서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은 2조6,000억원 증가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5% 이상 수준으로 올라가면 가계신용위험지수가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 당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가 늘지 않아도 금리가 오르면 가계신용위험도 높아진다”며 “가계대출이 부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금융긴축 강도를 조절하는 신축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