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워테크/중전기분야 기술입국 첨병(떠오르는 벤처기업)

◎미 MIT대이어 4.5㎽급 전원공급장치 개발/EPI<초고속 자기공명>보조전원장치 세계최초로 실용화 도전파워테크(대표 신동희)는 지난 94년 대전의 기초과학지원센터로부터 특별한 주문을 받았다. 이곳에서 만드는 「한빛플라즈마발생장치」에 들어가는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해 달라는 것이었다. 전원공급장치는 특정 전기전자부품에 맞도록 전기의 전압·전류·흐름 등을 바꿔주는 장치로 전기를 쓰는 대부분의 제품에 들어간다. 그런데 기초과학센터가 주문한 것은 4.5㎽급의 초대용량이었다. 당시 미MIT공대에서 개발해낸 것이 세계적으로 유일한 것일만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장치였다. 파워테크는 1억5천만원을 투자해 몇개월만에 이 장치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국내 기술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니 수입해 쓰자고 했지만 파워테크는 이를 보기좋게 성공시켰다. 신동희 사장(40)은 한국과학기술원 공학박사 출신으로 지난 87년 경기도 안산의 한 중소업체와 함께 전동차에 필요한 보조전원장치(SIV)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당시 서울의 모든 전철에는 일도시바제품이 사용되고 있었다. 도시바는 이 장치를 1대에 1억4천만원에 팔고 있었지만 신사장은 이를 7천만원에 납품할 수 있었다. 신사장은 지난 92년 파워테크를 설립했다. 이후 한해도 빠지지 않고 신제품을 내놨다. 모두 국내에서는 개발이 되지 않아 수입해서 쓰던 제품이다. 93년에는 포항공대의 방사선가속기에 쓰이는 초정밀급 전원공급장치 「마그네트용 파워서플라이(MPS)」를 만들었다. 95년에는 전기축적장치인 전해콘덴서 생산업체 삼영전자의 의뢰를 받아 이에 필요한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초정밀급, 초대용량으로 그동안 축적된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수출물량이 달리던 삼영전자는 대량생산을 위해 일본에서 수입해쓰던 원재료를 개발하고서도 전원공급장치를 만들 수가 없어 제품생산을 할 수 없 었다. 일본은 전략기술이라며 전원공급장치 기술의 이전을 거부했다. 현재 삼영은 이 제품생산을 위해 공장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화콘덴서, 대우전자부품, 삼성전기 등의 업체들도 이쪽에 관심을 갖고 있어 파워테크는 앞으로 대폭적인 매출신장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주)메디슨이 만드는 자기공명장치(MRI)의 핵심부품인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했다. 이것 역시 세계적으로 2∼3개 업체만이 개발한 첨단 기술로 파워테크는 조만간 1백50여대를 메디슨에 납품할 계획이다. 파워테크는 올해 세계 최초에 도전하고 있다. 초고속 MRI라고 할 수 있는 EPI(Echo Planar Imaging)용 전원공급장치를 개발중이다. 신사장은 『EPI는 세계적으로 미 GE사와 독지멘스사가 개발중이며 아직까지 실용화하지 않은 최첨단기술』이라며 『외국업체를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되며 이제는 추월할 수 있는 기술축적을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파워테크는 그동안 만든 제품이 주로 기술축적에 도움을 준 반면 매출증가 등 가시적인 회사발전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전광판제조사업에도 진출했다. 파워테크는 고화질로 한대당 20억∼30억원 정도 가는 이 전광판을 광고업체로부터 수주해 지난해 서울 합정동로터리에 설치했다. 『철도차량의 보조전원장치를 개발할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오히려 지옥훈련식으로 좋은 경험이 됐다』는 신사장은 『중전기는 사람이 매일 먹는 밥처럼 없어서는 안될 기반기술로 앞으로 우수 인력이 많이 이 분야에 참여해 GE, 미쓰비시, 알스톰 등 외국 선진업체와 경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워테크는 최근 벤처기업계에 바람이 불고 있는 스톡옵션제도를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자본금 5억원인 이 회사는 지난해 28억원의 매출을 올린바 있는데 오는 99년까지 장외등록을 하고 2003년에 매출을 5백억원으로 끌어 올리며 증시에 주식을 상장할 계획이다. 신사장은 『과거처럼 오너 혼자 과실을 따먹는 세상은 지났다』며 『최고 인기업종인 정보통신 뿐만 아니라 꾸준하고 듬직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전기분야에도 젊은이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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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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