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비심리 급랭…고유가로 타격

통계청이 7일 발표한 `6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는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비심리 위축은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경제 예측기관들이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잇따라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소비심리 위축세가 굳어질 가능성도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주저앉은 소비심리 지표들 6월의 소비자기대지수는 단순한 수치하락 차원을 넘는 불길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기대지수는 95.4로 전월의 99.2보다 3.8포인트나 내렸다. 고점이었던 지난 3월 102.2에서 4월 101.3으로 0.9포인트 떨어졌고 5월에는 99.2로 2.1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하강폭이 꽤 큰 편이다. 더욱이 탄탄대로였던 경기가 4∼5월을 고비로 고개를 숙였던 작년과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작년에 기대지수는 4월 99.9에서 5월 94.8로 5.1포인트 급락한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올해 6월의 경기기대지수는 92.2로 전월의 102.4보다 10.2포인트나 급락,작년 4월 103.6에서 5월 93.2로 10.4포인트 추락했던 것과 유사했다. 그러나 소비지출기대지수가 103.4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철주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조사시점에서 국제 유가 상승, 민간 기관들의성장률 하향 조정 등이 이뤄져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말했다. 그는 이어 "강도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소비 실물지표의 개선이라는 흐름은 명확한 사실이기 때문에 소비 실물지표 회복세가 지속되면 심리지표도 다시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토지.임야 평가지수 2년만에 최고치 최근의 주택.토지.주식 가격의 상승은 지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주택.상가 자산평가지수는 지난 6월에 97.7로 전월의 95.7보다 2.0포인트 올라작년 4월의 9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토지.임야 평가지수는 101.4로 2003년 5월의 102.8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식.채권 평가지수도 89.8에서 91.4로 올라 4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6개월전에 비해 저축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조사 대상자의 11.7%로 전월의 12.6%보다 떨어졌으며 부채가 늘었다는 답변은 26.1%에서 25.4%로 하락했다. 저축 대신 부동산 구입에 나서는 데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담보대출을 받는데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부자들의 소비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소득계층별 기대지수를 보면, 월평균 400만원 계층은 104.4로 전월의 103.6보다올라 유일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평균 소득 300만∼399만원은 102.0에서 98.0으로 ▲200만∼299만원은 101.2에서 97.7로 ▲100만∼199만원은 97.6에서 91.4로 ▲100만원미만은 91.7에서 88.5로 각각 내렸다. ◇ 전문가들 "소비심리 하락 일시적..고유가 악영향 우려"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심리의 3개월 연속 하락에 대해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에무게를 뒀다. 지수 조사 당시의 국제유가 최고치 경신과 민간 예측기관들의 성장률 하향 조정등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되면 소비심리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진단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1.4분기에 과도하게 높아졌던 소비자 기대심리가 2.4분기 들어 냉정을 찾고 있는 가운데 6월 조사 시점에서 유가 최고치 경신이라는 충격이 가세, 소비심리 위축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소비지출 기대지수가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넘고 있고 도소매판매 등 실물지표의 개선이 계속되고 있어 하반기 내수회복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유가의 급격한 상승세가 지속되면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초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실물경제로이어지지 않으면서 소비심리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며 "과거의 추세로 볼 때 소비자기대지수가 한번 100이하로 떨어지면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도소매업 판매의 3개월 연속 증가를 내수 회복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지난해 소비와 투자가 모두 마이너스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소비지표가 10%이상 상승해야 실질적인 회복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최근 도소매판매 증가율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실물지표도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유가와 성장률 하향 조정 등의 악재가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고유가 등의 악재가 지속되면 미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내수에 악영향을 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이상원.熾돎?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