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 진출 한국기업 타격 불가피

中, 섬유·가구등 1,853개 품목 가공무역 제한<br>수출원가 크게 늘어 노동집약형 업종 피해 클듯<br>영세기업 도산도 우려… "투자전략 새로짜야"


중국이 전체 해관(관세청) 품목의 15%에 해당하는 1,853개 수출품목을 가공무역 제한품목으로 묶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원가가 크게 늘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오는 8월23일부터 플라스틱ㆍ가구ㆍ섬유 등 1,853개 품목의 가공무역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가공무역 제한품목으로 지정되면 원자재 수입관세와 증치세(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원자재 수입 때 세관이 정한 은행계좌에 납부해야 하며 수출확인 절차가 완료된 후 보증금 반환신청을 하게 되므로 자금압박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가공무역 제한품목으로 지정되면 관련 기업들은 수출 원자재 수입액의 10% 이상이 보증금으로 수개월 간 묶이게 돼 수출원가 부담이 종전보다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의 경우 대중국 진출기업의 70% 이상이 가공무역에 종사하고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 또한 이번 조치로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수입, 중국에서 가공한 후 수출하는 가공무역이 제한을 받게 돼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칭다오(靑島) 지역의 가공무역 업체 S사의 L사장은 “최근 수년 간 가공무역 제한 및 금지 등 중국의 기업우대 축소조치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수출우대정책만 믿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은 제도변화에 당황스럽지만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공무역 제한조치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피해로 ▦관련 품목의 수출 포기 및 업종 전환 ▦대기업의 감산 ▦중소 영세기업의 연쇄도산 등을 꼽고 있다. 김명신 KOTRA 베이징무역관 과장은 “이번 가공무역 제한품목 확대로 플라스틱ㆍ가구ㆍ섬유 등 노동집약형 제품 업종의 피해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중국의 가공무역 환경이 열악해지는 현실을 감안해 투자전략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조치를 동서 지역에 차별 적용하기로 해 중국 경제의 고질병인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함께 꾀했다. 상무부는 “베이징(北京)ㆍ톈진(天津)ㆍ상하이(上海)ㆍ랴오닝(遼寧)ㆍ허베이(河北)ㆍ산둥(山東)ㆍ장쑤(江蘇)ㆍ저장(浙江)ㆍ푸젠(福建)ㆍ광둥(廣東) 등을 포함한 동부지역 기업들은 지난 23일 현재 수출승인을 받지 못했을 경우 블랙리스트에 오른 제품의 가공무역을 할 수 없게 되지만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정책은 서부 미개발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은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해 무역수지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가공무역을 금지ㆍ제한하는 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가공무역 규모는 81년 25억달러에서 2006년 8,319억달러로 331배나 늘었고 지난 상반기 가공무역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늘어난 4,409억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2006년 11월22일의 가공무역 금지품목을 추가로 804개 확대하고 7월1일의 수출 증치세 환급률을 대폭 인하하는 등 가공무역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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