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경기회복때까지 소비촉진 지속의지

■ FRB 금리동결 의미성장속도 둔화 조짐에 기업 부채부담 줄이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7일 40년만에 최저 수준인 1.75%의 은행간 단기금리를 유지키로 한 것은 경기가 확실하게 회복될때까지 소비를 부양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도 과단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월가의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5월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요즘에는 9월 이후로 인상 시기를 늦춰 잡고 있다. 두달 사이에 미국 경제에 불투명 요소들이 확대되고, 2ㆍ4분기 이후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FOMC 발표문의 주요대목은 "재고조정으로 경제활동이 상당한 상승압력을 받고 있지만, 경기 확장의 중요 요소인 최종 수요(final demand)의 강도가 다음 분기에 불확실하다"고 밝힌 점이다. 기업과 소매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맞아 과잉 설비와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서 경기 회복의 토대는 마련했지만, 아직도 경기를 밀어올릴 수요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고 FRB는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FRB는 저금리 기조를 장기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소비에 활력을 심어 수요를 창출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부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발표된 3월중 도매 재고는 0.9% 하락, 9개월째 감소 추세를 지속했고, 도매 판매는 0.1% 하락했다. 미국 기업들이 아직 수요(판매)가 확대가 확대되지 않고, 재고 정리 과정에 있는 것이다. FOMC가 지난 1월 이후 장기간에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설비 과잉으로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임금이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명분인 물가 상승이 억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는 실업률 상승이다. 지난 4월 실업률은 8년만에 가장 높은 6%를 기록했고, 6월말까지 6.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업자가 늘면 소비가 위축되고, 성장 둔화의 결과를 초래한다. 블루칩 연구소는 1분기에 5.8%의 높은 성장을 달성했던 미국 경제가 1분기에 3~3.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주에 선물시장에서 2.74%에 거래됐던 9월분 연방기금금리는 이날 FOMC 이후 0.08% 포인트 하락, 1.91%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100% 올릴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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