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화로 결제… 환리스크 없이 헤지 가능

개별 CDS계약보다 간편하고 위험분산 가능, 원화결제로 채권 투자 편리성도 높아져


금융투자협회가 원화로 결제되는 국내 CDS지수 개발에 나선 것은 지수의 표준화를 통해 국내 CDS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국내 기업들의 채권 CDS프리미엄을 지수로 산출한‘iTraxx Asia ex-Japan IG’등이 개발돼 활용되고는 있지만, 달러 결제인데다가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기업들의 CDS프리미엄도 포함돼 있어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반기 한국 기업만으로 구성된 CDS지수가 등장하게 되면 정보기술(IT)과 금융, 유통 등 섹터별로 다양한 CDS지수가 개발될 수 있어서 국내 시장이 대폭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 헤지 간편해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채권 총 발행 규모는 698조5,000억원에 달하고 채권 거래량도 2,578조원에 이른다. 이처럼 채권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서 채권 부도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수요도 자연히 커지고 있다. 특히 여러 회사의 채권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증권ㆍ은행 등 금융회사들로서는 여러 기업들의 채권을 동시에 헤징하고 싶은 욕구가 큰 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기업들의 채권을 모아 지수화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같은 필요성 때문이다. CDS는 채권투자자(보장매수자)가 은행이나 증권사 등 제3의 기관(보장매도자)에 일정 수수료(CDS프리미엄)을 납부하고 만일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나면 해당 채권의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외신용파생상품이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원화표시 CDS시장은 아직 미미한 초기단계지만 전 세계 CDS시장의 총계약잔액은 지난해 2ㆍ4분기 기준 31조2,000억달러에 달하면서 유용한 헤지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CDS지수는 여러 채권의 CDS프리미엄을 종합해 산출한 것으로 보장매수자들은 헤지의 편리성, 위험분산 효과 등의 장점을 취할 수 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의 지원을 받아 CDS지수를 산출 하고 있는 영국의 ‘마르키트(Markit)’는‘CDX’, ‘iTraxx’등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국가와 기업들의 CDS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지수거래로 효과적으로 위험분산 가능= 다양한 국내 기업의 채권을 보유한 금융업체나 펀드 등 투자자들은 CDS지수를 통해 헤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개 국내 기업의 원금 1,000억원 상당 채권을 보유한 A사는 보장매도자 B와 동일한 10개 국내기업의 CDS프리미엄(수수료)를 기초로 산출된 CDS지수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해당 CDS지수가 현재 100bp고 계약기간은 5년, 수수료 납입은 분기별로 한다고 가정하면 A사는 B에게 분기마다 2억5,000만원(1,000억원*100bp/4)을 내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즉 5년 동안 총 50억원의 보험료를 납부함으로써 10개 기업이 모두 부도가 나는 상황을 가정해도 1,000억원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 10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부도나 해당 채권투자액의 회수가 어렵더라도 A는 CDS지수를 매수했기 때문에 B로부터 부도난 4개 채권의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A입장에서는 개별기업마다 CDS를 체결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고 다수의 채권을 한데 모아놓은 CDS지수를 매수했기 때문에 리스크 분산도 가능한 것이다. 채권 투자 희망자 입장에서 보면 CDS지수를 굳이 매수하지 않더라도 채권의 위험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 투자 리스크가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CDS지수가 100bp에서 130bp로 상승했다면 CDS지수를 구성하는 채권의 위험도가 30% 높아졌다는 뜻을 해석할 수 있다. 이밖에도 투자자들이 CDS지수를 헤지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기업채권 위험 증가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CDS지수를 현재 가격(50bp)에 매수하고 몇 개월 뒤 채권의 위험이 증가해 CDS지수가 100bp로 증가하면 매도 포지션을 취해 50bp의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섹터지수 등 다양한 CDS지수 나올 듯= 금융투자협회는 금융당국 및 업계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하반기 중에 최초로 CDS지수를 내놓고 그 이후에는 섹터CDS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원화결제 기반의 CDS지수가 활성화되면, 달러로 결제되는 국채나 기업의 CDS 변동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CDS지수 시장이 성장하면 국내 은행채 CDS지수 등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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