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던질 곳을 찾다

제9보(141~167)


창하오가 좌변에서 선수를 뽑아 46에 잇는 수순을 얻어내자 검토실에 있던 뤄젠원(羅建文)7단이 이젠 제대로 어울린 승부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봉수9단은 고개를 흔들었다. 흑이 반면으로 15집 이상 남는다는 얘기였다. 백48은 형세가 불리함을 잘 아는 창하오가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반항한 것. 정상적으로 두자면 참고도1의 백1로 물러서야 하지만 흑2 이하 6까지 되고 나면 백의 패배가 너무도 확실해지므로 뻗대어 본 것이다. 백56은 초읽기에 몰려서 둔 헛수. 하지만 최선의 수를 찾아 제대로 두었어도 승부를 뒤집기에는 이미 늦은 형편이었다는 검토실의 분석이었다. 백66 역시 던질 곳을 찾은 수였다. 제대로 두자면 참고도2의 백1로 단속해야 하지만 흑2 이하 4를 선수로 당하고 6으로 치중당하면 백7 이하 13으로 저항해 보아도 우변 백대마가 살길이 없다. 이렇게 해서 창하오는 3,4위전으로 밀려났고 제1회 춘란배 우승컵은 조훈현과 이창호 사제가 다투게 되었다. 조훈현은 결승3번기에서 이창호를 2대1로 꺾고 우승하여 15만 달러를 손에 넣었고 창하오는 4위에 머물러 1만5천 달러를 받았다. 167수끝 흑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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