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의 내년 전망에 대해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양플랜트 수주 물량 확대와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의 하락에 따른 선박 발주량의 증가를 들며 조선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추천하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조선업황을 좌우하는 해운업의 전망이 불확실해 조선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조선업체들이 수주 물량 급감과 선박 인도 지연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주가가 시장 수익률 대비 50% 이상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체의 실적이 올 들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미래의 실적과 직결되는 수주 물량에 주가가 더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내년 예상 신규 선박 수주량이 조선업의 주가 전망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내년 조선업황에 대해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영증권은 내년 해양플랜트 시장이 확대되고 상선 수주가 재개되므로 조선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신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대규모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부문에서도 조선업 호황기에 발주하지 않았던 선주들이 최근 선박 가격의 하락세에 발맞춰 발주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규 선박 건조 비용이 고점 대비 30~40% 하락했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선박을 건조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선박 수주량이 올해의 세 배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도 조선업에 대한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다만 선박 건조 물량의 증가보다는 해양플랜트 사업 활성화에 초점을 뒀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 가운데서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3사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조언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과 키움증권은 해운업황의 정상화가 더딜 것으로 보고 조선업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투자의견 '유지')할 것을 권했다. 유럽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황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신규 선박 발주가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10~2011년 선복량(선박 적재량의 합계) 증가율이 전체 화물량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선박의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운업이 내년 하반기쯤 정상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신규 선박 발주량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업종 전체보다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기대되는 현대중공업, 부동산 개발 모멘텀이 있는 한진중공업 등 개별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