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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

"세계유통업계에 韓流 붐 일으킬것" <br>동서양문화-편의시설-쇼핑 접목이 성공비결<br>美·中등서 '한국형비즈모델' 벤치마킹 잇달아<br>"서울지역 공략 가속…올 매출 4兆6,000억원"


[CEO와 차한잔]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 "세계유통업계에 韓流 붐 일으킬것" 동서양문화-편의시설-쇼핑 접목이 성공비결美·中등서 '한국형비즈모델' 벤치마킹 잇달아"서울지역 공략 가속…올 매출 4兆6,000억원" 이효영기자 hylee@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관련기사 • [CEO와 차한잔] 이승한 경영철학과 스타일 “국내 유통업은 외국계 할인점들의 진출 이후 상호 발전을 통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유통업도 ‘한류 붐’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켜나갈 생각입니다.” 유통업에 웬 한류 얘기인가 했더니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59ㆍ사진)의 얘기를 듣고 보니 수긍이 간다. 이 사장은 올봄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에 이어 한국 최고경영자(CEO)로는 두 번째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강단에 섰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나라 미국에서, 그리고도 세계 지성의 중심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이 사장이 특강한 주제는 ‘동서양 합작의 신기업 문화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성공비결’. 이 사장이 하버드대학 강단에 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19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몸담게 되면서부터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모델로 키우겠다는 꿈을 안고 달려왔다”고 말한다. 그의 꿈은 결국 이뤄졌다. 미국뿐 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영국 테스코의 중국 합작사인 웨이 윙 치아오 하이몰 사장이 임원 13명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 홈플러스 매장은 물론 아시아 최대 규모의 목천 물류센터, IT 시스템 등을 둘러본 후 한국 배우기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돌아갔다. 이 사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럽이나 일본을 돌며 벤치마킹하기 바쁘던 시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면서 “이 정도면 유통업도 한류 붐을 운운할 만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삼성테스코는 99년 영국의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합작으로 설립한 후 4년 만에 국내 할인점업계 2위로 급부상했다. 이같이 삼성테스코가 단기간에 성공한 비결에 대해 그는 “서양의 세계적인 기준(글로벌스탠더드)과 동양문화가 조화롭게 버무려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 사장은 “자주하는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할인점이라는 명칭이 마음에 안 든다. 홈플러스 점포는 ‘가치점’(value center)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남들이 허름한 창고 같은 곳에서 그저 싸게 파는 전략에 집중할 때 홈플러스는 금싸라기 같은 1층 매장에 푸드코트와 문화센터를 만들고 놀이터와 클리닉 등 편의시설을 입점시키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 미국식 할인점과 달리 쇼핑 자체만으로 그치지 않고 쇼핑과 생활에 필요한 醍?서비스를 양대 축으로 제공하는 한국형 할인점을 이 사장은 ‘두바퀴 자전거’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초기 성공을 발판으로 삼성테스코는 올해를 ‘신성장의 해’로 정하고 올초부터 부산의 아람마트를 인수하는등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하이퍼마켓인 홈플러스를 6~7개 추가 개점하는 한편 소형 슈퍼마켓인 슈퍼익스프레스를 23개 더 오픈하는 등 4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서울 지역에 점포가 적어 인지도가 다소 낮은 점을 감안, 올가을 강서점을 열고 내년 말 천호 지역에 점포를 여는 등 서울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 이 사장은 장기적으로 오는 2009년쯤이면 100여개의 하이퍼마켓을 개점해 시장규모 1위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2~3년 내 정글의 법칙에 따라 유통시장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삼성테스코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이 중시하는 또 다른 전략으로 문화경영을 빠뜨릴 수 없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전국 30여 점포에서 연간 35만~40만명의 소비자들이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앞으로 점포 수가 늘어나는 대로 100만명 평생 교육시대를 열어 삼성테스코를 문화경영 일번지로 육성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개인적으로도 문화나 미술 등에 조예가 깊은 이 사장은 삼성물산 런던지점장 시절부터 수집한 그림 및 조각이 200여점에 달한다. 사무실 한 귀퉁이에 자그마한 공간을 마련, 그림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정도로 그 자신이 문화를 사랑한다. 최근에는 사진 찍기에 심취해 출장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닌다. 은퇴 후에는 미술이나 감상하고 사진이나 찍으며 소일하고 싶다는 게 소박한 바람이다. 그러나 은퇴하기 전까지 이 사장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강단에 서는 꿈을 이룬 그는 이제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내가 직접 창안한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TOW BID(효율성 증대, 비용절감, 구매ㆍ투자ㆍ협력 활동)를 정착시켜 유통업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 입력시간 : 2005/07/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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