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업체 자금난 심각/무협 업종별 애로조사

◎은행,수출입 환어음 매입 거절/차·반도체 등 자금 현금화 못해 비상/기존바이어 계약 취소·상담중단 속출/직물업계,추가주문 거절 사태까지외국환은행들의 수출입 환어음 매입거절로 인한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업체들의 자금난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섬유 등 일부 업종의 경우는 바이어의 추가주문을 거절하는 등 수출상담이 잇달아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한국무역협회가 18개 업종 4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업종별 수출입 애로사항을 요약한다. ◇반도체=월간 수출금액이 1억8천만달러에 달하는 L반도체의 경우 D/A(추심결제방식)거래에 의한 수출이 1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이 환어음 매입을 허용하는 금액이 하루 20만달러에 불과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또 외국계 은행의 경우도 환어음 매입한도를 축소해 해외 운전자금을 확보하는데 압박을 받는 등 해외현지금융 이용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자동차=D자동차는 총 수출가운데 D/A비중이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은행의 수출환어음 매입 거부로 자금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H자동차의 경우도 D/A 25%, 유전스신용장 15% 등 외상수출 방식이 40%에 달하고 있으나 은행의 환어음 매입 거절로 수출자금을 현금화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H물산의 하루 네고금액이 약 5백만달러에 달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2백만달러를 현금화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추심결제방식의 경우는 외국환은행과의 환어음 약정한도가 5천만달러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환어음 매입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으로부터 60만달러의 유전스계약이 취소되는 등 기존 바이어와의 수출계약이 잇달아 취소돼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직물=H물산은 D/A방식을 선호하는 중남미 바이어의 추가주문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는 11월과 12월 중남미 직물수출 예상액 3백만달러 가운데 D/A방식이 2백50만달러에 달하지만 은행에서 수출환어음 매입을 거절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생활용품=신발수출업체인 D상사는 해외 현지공장으로 원부자재를 수출했다. 하지만 현지공장 사정으로 인해 수출대금 결제가 지연되고 있어 외국환은행이 D/A만기연장 신청을 거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매입한 금액 전액을 상환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또 상환결제통화도 외환부족을 이유로 달러화를 요구하고 고율의 연체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용전자=첨단의료장비 수출업체인 M사는 전체 매출액중 70%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으나 최근 거래은행이 일람불신용장을 제외하고 모든 수출환어음의 매입을 선별하고 있어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11월15일 이후 전체 수출자금의 절반인 4백만달러의 자금을 현금화하지 못하고 있다. ◇석유화학=D산업은 나프타 등 수출용원자재 수입을 의뢰했으나 거래은행이 유전스신용장 개설을 기피하고 일람불신용장만 허용, 수입결제자금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6개월전에 유전스신용장으로 수입한 물품의 결제자금과 새롭게 수입하기 위해 개설해야 하는 일람불신용장 결제금액을 동시에 결제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소업계=완제품 로컬신용장을 받고 국내 대기업에 철구조물을 제작, 공급하는 H중공업은 최근 대기업의 수출환어음 매입이 거절됨에 따라 물품대금 2백만달러를 결제받지 못해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자금압박으로 물품인수증의 발급을 거절하고 있어 국내 로컬신용장 환어음 매입도 불가능한 실정이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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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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