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 정규투어 시드권을 확보하기 위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한달여전부터 전지훈련을 했고 1, 2라운드 선전으로 상위권 입상까지 기대됐던 최경주는 3라운드 이후 체력저하에 따른 퍼팅부진에 시달리며 제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퍼팅부진은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증거, 집중력저하는 곧 체력이 달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라운드가 더할수록 8언더파, 9언더파의 좋은 기록이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경주가 서양 골퍼들에 비해 체력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GC 실버코스(파 70)에서 계속된 2000년 미국PGA 퀄리파잉스쿨 최종전(6라운드제) 5라운드에서 최경주는 이븐파 70타를 쳐 중간합계 5언더파 345타로 공동 49위에 밀렸다.
이로써 최경주는 상위 35명에게만 주는 내년 시즌 풀시드를 확보하기위해 남은 마지막라운드에서 4언더파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까지와 달리 무더운 날씨속에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인코스(10번홀)부터 출발한 최경주는 경기 내내 땀을 많이 흘려 다소 지친듯 했다.
최경주는 드라이버나 아이언샷은 그동안처럼 완벽했지만 퍼팅이 매번 아쉽게 홀을 비켜나가 응원나온 교포 갤러리들을 안타깝게 했다.
13번홀 보기를 16번홀 버디로 만회했으나 이후 추가로 버디를 낚지 못한채 지루한 파 행진을 거듭, 이븐파로 라운드를 마감했다.
최경주와 달리 이날 블래인 맥칼리스터는 보기없이 9언더파 61타를 기록, 공동 18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밥 번스는 8언더파 62타를 쳤으며 63타를 친 선수도 2명이나 있었다.
선두에 나선 신 머피 역시 이날 6언더파 64타로 중간합계 17언더파 333타를 치며 최경주보다 무려 12타나 앞서 있다.
5라운드에서는 이미 기권한 5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164명중 110여명이 언더파를 기록했으며 대부분 「코스 컨디션이 최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날 8오버파를 친 2명을 비롯해 오버파를 기록한 선수도 40여명이었다. 대부분의 서양 선수들이 쉼없이 이어지는 라운드 강행군을 잘 이겨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는 달리 최경주가 힘겨워 하는 것은 계속 훈련을 했다고 하더라도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6라운드 경기를 해본 경험이 없으며, 어릴적부터 체계적인 체력훈련을 하거나 충분한 영양식을 섭취하지 못해 기초체력면에서 처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경주가 집중력저하로 인한 퍼팅부진으로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한채 공동 49위까지 밀려 내년 정규투어 풀시드권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경주 왜 부진한가
『「꼭 통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퍼팅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인 최초」라는 스스로의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 최경주의 체력관리 및 훈련스케줄을 담당했던 경인여자대학 우찬명(禹粲命·사회체육과)교수는 22일 『최프로가 3라운드 후 퍼팅이 불안정하게 된 것은 체력적인 문제보다 압박감에서 오는 근육의 긴장에 따른 집중력 저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2라운드까지 7언더파로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한국인 최초」라는 흥분감이 너무 앞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신경계의 흥분 및 감정조절 작용이 흐트러지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禹교수는 『최프로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평상심을 되찾아 집중력을 높인다면 충분히 미국 PGA의 풀시드를 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禹교수에 따르면 최경주는 이번 프로테스트 최종전을 위해 미국 출국에 앞서 「멘탈 리허설 전략」을 세웠다.
이때 서로가 합의했던 전략은 「특정 라운드에서 타수를 크게 줄이는 것보다는 욕심부리지 않고 라운드마다 1~2타 정도씩 꾸준하게 줄여나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최경주는 자신의 수첩에 이를 꼼꼼하게 메모까지 해가지고 갔다고 禹교수는 전했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최창호기자CH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