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계상황 몰린 해외 반도체 기업들 '고육책'

■ 日·대만 D램 전격 감산<br>5위권내 다른 업체들도 가세할듯…삼성·하이닉스는 "감산 안해"

반도체 업체들의 연쇄 감산은 D램 시장 악화로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들의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번 감산 대열에는 대만 업체뿐만 아니라 세계 3위의 D램 제조업체인 일본 엘피다까지 동참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5위권 내의 다른 대형 업체들에도 공급량을 줄이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현 경영 전략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2ㆍ4분기 중 밝힌 생산량 조절 외에 추가 방침이 세워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고 ‘감산 불가’라는 삼성의 방침은 확고하다. 생산량을 줄여 봤자 경쟁 업체들의 수명만 늘려줄 수 있다는 것. 시장 전문가들은 “수년간 이어져온 반도체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예고하는 조짐”이라며 “만성적인 공급과잉으로 반도체 가격이 최근 원가 이하의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급락했으나 이번 감산 결정으로 가격 하락 추세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체들이 예상을 깨고 감산 조치를 앞당긴 것은 9월 중 D램 값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9월 상순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D램 값은 주력 제품인 512메가D램은 물론 1기가D램까지 지난달 하순보다 22%나 폭락했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이달 하순 협상에서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경영실적에 커다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지난달 2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3ㆍ4분기에 엘피다가 5%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하고 대만 업체들은 -45~-50%, 5위인 독일 키몬다는 손실률이 무려 73%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하이닉스는 물론이고 삼성전자마저도 반도체 부문의 흑자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올 4ㆍ4분기에 최소 1~2개 업체가 인수합병(M&A)되거나 퇴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마이크론은 이미 독일 인피니온의 D램 자회사인 키몬다 지분 77.5%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관심은 이제 감산 도미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이냐 다. 파워칩에 이어 엘피다가 감산 방침을 밝힌 이상 대만의 여타 업체들의 감산 확률은 매우 높다. 미국 마이크론도 3ㆍ4분기 중 8%의 손실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산의 압박을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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