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습관에 젖어있는 리더들, 자신의 뇌를 감독하라

■ 브레인 어드밴티지 (매들린 L. 반 헤케 외 지음, 다산초당 펴냄)<br>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생각 덜해 무의식적 사고 제동 시스템 만들길<br>조직개발·훈련·교육 프로그램 등에 인간 '뇌' 특성 활용 혁신 이뤄내야



뇌과학의 연구결과를 기업경영에 적용시켰다. 미군과 베트콩 병사들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고 있던 베트남 전쟁의 한 전장터. 전투가 한창 벌어지던 와중에 수도승 6명이 갑자기 진지에 나타나 너무도 평온한 모습으로 산등성이를 걸어갔다. 양측 누구도 그들에게 총을 쏘지 않았고 수도승이 안전하게 통과한 이후에도 한동안 총성은 들리지 않았다. '감성지능'의 저자 다니엘 골먼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미군이 "적어도 그날만은 더 이상 이 짓을 하지 않았으면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고 소개하며 이를 '감정적 전염 효과'라고 설명했다. 뇌기능의 일반적인 원칙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 행동을 암호화하는 뇌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의 느낌, 생각과 행동까지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자기도 모르게 주변 사람의 얼굴표정과 기분까지 모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업무집단에서도 기분은 전염될까. 저자들은 같은 팀원들은 2시간 이내에 똑같아진다고 말한다. '이곳은 일하기 즐거운 직장입니다'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즐거움을 퍼뜨리는 문화를 조성하면 직원들이 자신이 훌륭한 회사에 다닌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심리학자와 경영컨설턴트로 구성된 저자들은 유능하고 현명한 리더가 되려면 조직 개발 및 훈련, 교육 프로그램에 이처럼 인간의 뇌가 가진 특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리더들은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통해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한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중추 기구인 뇌에 대한 이해를 통해 기업 경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 저자들은 리더가 될수록 생각을 덜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계속된 연습으로 권총 뺏기의 달인이 된 경찰관을 보자. 이 경찰관은 강도가 나타나자 재빨리 권총을 빼앗을 수 있었지만 연습할 때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총을 돌려줬던 것처럼 실전에서도 강도에게 총을 돌려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이처럼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사고에 젖어있는 리더들에게 저자들은 뇌의 자동 조정 장치를 멈출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권한다. 대부분의 리더가 자신의 두뇌를 관리ㆍ감독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뇌는 주인에게 의논도 하지 않고 누구를 믿을지 결정해버린다"는 것. 국제적으로 뇌 영역의 여러 기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뇌 과학은 '현재진행형의 과학'이다. 이 책에 제시한 과학적 견해들도 최종 결론이 아니며 언제든 다른 학설과 증거들에 의해 반박될 수 있는 가설들이다. 그럼에도 이런 가설을 실제 기업 경영에 예리하게 적용시키는 대담한 시도를 했으며 이런 가설들이 반박에 부딪쳐 수정된다고 해도 뇌 과학이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력과 필요성이 반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설명이다. 기업 혁신에서부터 구성원 간의 관계 개선, 문화, 의사결정 방식, 리더와 직원들의 능력 향상 등 다양한 경영활동을 다룬다.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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