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모 회사채 시장 위축

은행들 기업금융 경쟁으로 사모사채 '눈덩이' <br>사모사채 올 10兆 육박…작년 크게 웃돌아<br>"자금시장 악화땐 기업부담 가중등 후유증"

은행들이 기업금융 경쟁에 나서면서 ‘공모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은행들이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대출이자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사모채 발행을 권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모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사모사채 발행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 경쟁으로 인한 공모시장 위축 현상이 향후에 각종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금시장이 어려워질 경우 은행들의 상환요구가 이어지면 만기 이전에 상환이 불가피해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은행권의 사모사채 순증액은 올 1~7월 중 9조8,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순증 규모 5조4,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반해 상반기 공모시장에서 발행된 회사채의 규모는 총 7조8,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3,792억원(35.9%)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8조6,748억원으로 집계돼 차환발행을 하지 않은 규모만도 8,603억원에 달했다. 금융전문가들은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던 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지 않고 은행권을 통한 사모사채 발행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사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발행기업과 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발행 기업은 발행 절차가 단순하고 공모사채 발행시 부담했던 수수료나 발행 분담금, 평가 수수료 등을 물지 않아도 되는 사모사채를 선호하고 있다. 인수자인 은행권은 사모사채 인수를 통해 기업대출 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기업에 대출해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 또 기업 대출시에는 신용보증기금법 및 기술신용보증기금법에 의해 총 0.4%의 출연료를 내야 하지만 사모사채는 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사모사채는 동일인 여신한도 규정을 받지 않으면서 기업대출 출연금인 0.4%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중으로 차익을 노리는 편법적인 운용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모사채 급증이 각종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경훈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사채는 사실상 대출에 가깝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의 중도 상환 요구시 이를 거절하기 어려워 기업의 안정적인 자금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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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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