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 등 내년 본격적인 경기회복조짐에도 불구하고 중소 제조기업들이 좀처럼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아 내년 하반기 이후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대부분 중소 제조기업들이 내수경기까지 회복된 후에야 투자를 결정, 집행할 계획이어서 설비투자 부진- 생산 차질- 설비투자 확대- 경기하강- 설비과잉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기협중앙회, 기업은행 등 관련 통계에 따르면 내년에 신규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30-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제조업분야의 경기를 나타내는 기협중앙회의 업황 SBHI도 11월 87.8에서 12월 89.6으로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과반수 이상의 기업들이 추가 설비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응답해 투자부진을 반영했다.
뿐만 아니라 제지, 목재, 전선 등 매출규모 1,000억원대 이상의 중견기업들도 올들어 사업부문매각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는 적극 나서면서 신규투자를 미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이와함께 벤처 기업들의 설비자금 역할을 해온 벤처투자조합 결성도 올해 상반기에는 전무했다가 하반기에 설비투자와 무관한 구조조정, M&A펀드 등 목적성 펀드를 중심으로 겨우 지난해 수준정도로 회복됐다.
이처럼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데다
▲외환위기, 벤처 거품 붕괴 등으로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내 투자 결정자들이 보수적인 투자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기업들의 투자패턴이 전형적인 경기선행이 아니라 불확실성등이 회복되고 경기회복이 된 후에야 움직이는 경기 후행성을 타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가 부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권오용상무는 “벤처투자조합의 결성이 하반기 들어 일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까지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 법이 바뀌면서 허용된 구조조정ㆍM&A 등 목적성 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중소제조업 분야의 투자는 내년에도 부진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내년 상반기 이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더라도 생산압력에 따른 설비부족사태가 나타날 수 도 있다고 지적하고 내년이후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이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선행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