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송년회 문화/새바람 분다/부부동반 모이기/전직원 노래대회

◎각종 스포츠 행사/“몸 축내는” 음주망년회 현격히 줄어/신세대 직장인 큰 영향죽음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던 송년회 문화가 변하고 있다. 연말이면 으레 한바탕 질펀하게 마시고 비틀거리며 한해를 마감하려는 술자리 송년회가 현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지난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면서 다가오는 새 해를 겸허히 맞자는 취지의 송년 모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또 송년 모임을 부부동반으로 하거나 스포츠 혹은 레크리에이션 행사로 대체해 경비도 줄이고 건강도 지키려는 일석이조의 실속파들도 늘고 있다. (주)풍산의 영업4부 직원들은 올 송년 모임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서울 인근의 스키장과 볼링장에서 갖기로 했다. 의미없이 몸만 축내는 술판 대신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울산 현대중공업 근로자들도 인근 복지회관에서 간단한 오락등 레크리에이션과 등반대회로 송년 모임을 대신했고 사내 봉사친목단체인 청송회 회원들은 지난 92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어김없이 방문했던 정박아 보호시설인 태연재활원을 올해도 찾아가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전달하고 정박아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또 동성종건은 당초 갖기로 했던 임직원들의 송년모임을 아예 취소하고 전 직원이 구내 식당에 모여 간단한 다과와 함께 노래자랑 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같은 세밑 송년 모임의 변화는 송년회에 대한 직장인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 소식지인 「현중 뉴스」가 최근 사원 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송년회는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간단한 식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52%는 송년회는 사치와 낭비분위기를 조성, 과소비만 부추기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며 송년회 문화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술자리를 기피하고 자신들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신세대 직장인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도 송년 모임의 변화에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부하직원에게 억지로 술권하는 간큰 직장 상사」유머 시리즈가 나올 만큼 신세대 직장인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급속히 악화된 경제사정에서도 송년 모임 변화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불황의 체감지수가 높아지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직장인들이 가급적 돈이 들지 않는 송년모임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박민수·이달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