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전시 대통령`에서 `경제 대통령`으로의 변신에 본격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15일 이라크전 승리 선언과 함께 대(對) 국민 메시지를 통해 “이제부터 경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6일에는 미주리주에 있는 보잉사 공장을 방문, 경제 회복이 국정 최우선 순위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너무나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 본인을 가장 고심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직접 공기구를 들고 항공기 제조 작업에 참여, 경제를 챙기는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면서 대규모 감세안과 종합 경기 부양안 처리를 위한 상ㆍ하 양원의 초당적 협조를 촉구했다. 현재 미 하원은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5,500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을 통과시켰으나 상원은 이를 3,500억 달러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제`를 화두로 한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무엇보다 경기 회복에 대한 미국인들의 강력한 바람 때문. 2004년 대선을 의식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승리로 최근 지지율이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제 부문에서의 지지율은 40%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 90년대 초반 걸프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실패한 아버지의 전철이 그에게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 90년대 말 투자과잉의 버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기업의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도 발등의 불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이 종결되자마자 자신의 경제 정책 세일즈에 부랴부랴 나선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