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한나라 파행조각 "네탓"
원내대표 협상권한 놓고도 입씨름 벌여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8일 새 정부의 파행 조각 문제를 놓고 책임 떠넘기기 공방만 거듭했다.
양측 공방의 초점은 이날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양당 협상 불발을 어느 쪽이 촉발했는가에 맞춰졌다. 민주당은 여러 가지 절충안을 내놓았으나 한나라당이 양보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양당이 서로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 자율 표결에 맡기는 교차투표(cross-voting)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거부됐고 '한나라당의 해양수산부ㆍ여성가족부 존치-민주당의 방송통신위원회ㆍ보훈처ㆍ국가청렴위원회 양보'의 빅딜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는 주장이다. 최재성 원내 공보부대표는 "양당 원내대표끼리 (개편안을) 협상하기로 해놓고 (부분 조각 명단을 발표하다니) 이게 무슨 법이냐"며 "재협상을 하려고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 이 당선인이 직접 얘기하라"고 화살을 이 당선인 측에 돌렸다.
반면 한나라당 측은 최대한 조각을 미루며 협상에 나섰지만 민주당 수뇌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해 부분적인 국무위원 인선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해 "자기들 내부 의견도 조율해야 하고 합치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양당 간 원내대표 협상이) 결렬됐다"며 "이 당선인이 어제부터 기다리다가 청문회 절차가 필요하니 현행법에 따라 임명을 결정한 것 같다"고 언론에 브리핑했다. 또 '해양부 존치'를 주장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제 벼랑 끝까지 왔다"며 "특정인들의 아집 때문에 나라 전체가 인질로 잡혀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
양당은 상대편 원내대표의 협상권한 부재 문제를 놓고도 입씨름을 벌였다. 최 부대표는 양당 원내대표의 협상 진행 중 인수위가 부분 조각을 강행한 것을 두고 "한나라당은 이 당선인의 도장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야말로 손 대표의 재가를 받지 않으면 합의 도장조차 찍지 못하는 게 아니냐"며 "애초에 협상 권한 없이 대화에 나선 것은 민주당 측"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