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한국군이 파병되더라도 우리군이 파병부대에게 월급을 직접 송금하지 못하고 미국을 통해서만 송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적성국가로 분류해놓은 국가의 경우 관례적으로 우리나라도 이들 국가에 대한 송금 및 금융거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군이 이라크에 파병되면 파병부대에 대한 경비지원은 국내은행이 아닌 미국의 시티은행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애국법(Patriot Act)`에 따라 이라크를 적성국가로 여전히 분류해 우리나라 은행들의 이라크 은행과 직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애국법이 적성국가로 분류한 나라는 이라크를 비롯해 북한, 수단, 미얀마 등 9개국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적성국가로 분류해 경제봉쇄에 들어가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해당국가와 송금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미국에 의해 자금이 압류되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그러나 우방국들에게는 이들 적성국가와 자금거래를 못하도록 막아놓지만, 자국은행들이 적성국가와 거래를 원할 경우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해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육군이 해외파병 장병들에게 월급을 송금할 경우 국내은행 계좌에서, 이라크 현지 은행과 거래가 가능한 미국의 시티은행으로 돈을 송금한 후, 수수료를 미국은행에다 지급하고 다시 이라크로 송금해야 하는 것이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