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뜨는 中시장과 우리 대응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투자도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출이 2ㆍ4분기 이후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출 호조는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수출 호조는 우리 기업들이 기술혁신과 마케팅 노력을 통해 대외경쟁력을 높인 결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수출시장의 부상도 중요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중 양국은 10년 전 우호협력관계를 회복한 후 경제ㆍ통상 등 실질적인 분야에서 출발해 정치ㆍ외교ㆍ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해왔다. 이에 따라 양국은 수교 이전 반세기 동안의 단절을 극복하고 상호신뢰와 협력의 동반 관계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특히 무역ㆍ투자ㆍ산업 등 경제분야의 협력은 매우 괄목할 만하다. 지난 92년 64억달러였던 양국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315억달러로 약 5배 성장했다. 우리의 대중국 투자는 지난해 말 현재 6,054건, 54억1000만달러로 92년 말(271건, 2억1,000만달러)에 비해 건수로는 22배, 금액으로는 26배나 늘어 중국은 해외로 진출하는 우리 기업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결과 양국은 서로 3대 교역상대국으로 성장했고 투자에 있어서도 중국은 우리의 두번째 투자대상국이 됐다. 특히 올들어 휴대폰ㆍ컴퓨터 등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이 급증하면서 중국은 홍콩을 포함할 경우 9월 이후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세계의 공장이자 교역대상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등장은 우리에게 있어 기회 요인인 동시에 위험 요인이다.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동질성은 새로운 수출시장으로서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저렴한 인건비와 외국인 투자의 중국 집중현상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값싼 상품을 많이 수출하는 것도 한가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대안은 중저가 물량위주의 수출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품질ㆍ고부가가치 위주로 수출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최근의 수출호조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의 여부는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고급 브랜드ㆍ고부가가치 상품을 얼마나 많이 개발해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새로운 상품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효자상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중국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IT 기술을 접목, 수출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한류(韓流) 등 문화적 특성을 활용한 적극적 마케팅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끊임없는 품질ㆍ디자인 혁신과 기술개발도 필수 과제다. 중국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중국 국내총생산(GDP)을 4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 아래에 산업구조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어 중국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원자재 및 부품공급기지로서 상호보완적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방적 수출확대보다는 교역의 확대균형전략이 필요하다. 무역불균형의 심화는 자칫 수입규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중 양국의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활용해 산업협력을 활성화하고 중국의 수출증가가 우리의 부품소재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적 분업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이다. 나아가 이런 상호 상승적 협력을 바탕으로 한중 양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지역통합 추세에 대응, 동북아 경제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따라서 동북아의 한ㆍ중ㆍ일 3개국이 중심이 돼 동아시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 중국의 부상을 새로운 위협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신국환<산업자원부 장관>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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