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中企에 대한 경쟁적인 대출회수 자제해야

극심한 내수침체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불황으로 판매부진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대기업들이 고유가와 원자재 및 임금상승에 따른 비용상승부담을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했다가 되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올들어 13% 이상 증가했다. 연체율도 크게 늘어 지난해 말 1.9%에서 올 6월 말 현재 2.4%로 뛰어올랐다. 대출상환여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관리를 강화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중소기업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벤처기업협회를 비롯한 13개 중소기업단체가 공동으로 정부와 금융기관에 자금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융기관들이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까지 무차별적으로 자금지원을 축소ㆍ중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지금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출을 하느냐 아니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을 회수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엇갈리게 된다. 중소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마구잡이로 대출을 회수한다는 중소기업단체들의 주장이 맞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의 기반이 취약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도 도움이 안된다. 견실한 중소기업의 육성 없이 수익성과 안정성만을 추구해 소매금융에 매달리는 것만으로는 은행들의 영업기반 확충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출연장을 해주면서 신탁상품이나 보험상품 가입을 요구하는 신종 꺾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상반기 중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남긴 은행들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곤란하다. 부동산 담보인정비율을 감정가의 100%로 올려달라든가 지점장 전결한도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보증한도를 대폭 확대해달라는 요구는 시장원리에 맞다고 보기 어렵다. 은행들도 극심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의 건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사모펀드를 조성,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까지 참여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고질적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정책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은행들이 느끼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언제까지 경쟁력이 떨어진 중소기업을 껴안고 은행들에 지원을 독려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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