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시간강사의 보수를 전임교원의 50% 수준으로 인상하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사업장 가입 대상으로 편입하는 등 처우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3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2010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대학 시간강사 지원대책을 밝혔다.
안 장관은 “대학 시간강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교육재정이 한정된 상황에서 해결하기 쉽지 않아 문제가 심화됐다”면서 “생계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우선 시간강사 보수 수준이 도시근로자 최저생계비 이상이 되도록 국립대학 시간강사료부터 단가를 연차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전임강사 대비 25% 수준인 시간강사 평균연봉을 5년 이내에 50% 수준이 되도록 강사료 인상을 추진한다.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최저기준 시간강사료 운영 권고제’를 시행해 적정 수준의 강사료를 지급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최저기준은 국립대학 시간강사료 평균단가로 정하고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각종 대학재정 지원사업의 평가지표로 삼아 사립대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ㆍ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을 보장하고 공동연구실도 지원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3개월 이상 근무하는 시간강사는 사업장(대학) 가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법ㆍ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이에 따른 사업주 부담금은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또 300억원을 들여 사립대학 시간강사를 위한 교육ㆍ연구공간인 공동연구실도 제공하기로 했다.
시간강사를 비정년 강의전담교원(강의교수)로 임용해 교원지위를 갖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강의교수는 2~3년 단위로 계약임용하고 강의평가에 따라 일정 횟수의 계약연장이 가능하도록 해 신분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로 했다.
안 장관은 “전업 시간강사만 4만여명에 이르는 현실은 대학들이 석ㆍ박사를 무분별하게 양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교원요건이나 연구실적 등 대학원 설립 요건을 강화해 잠재적 시간강사 배출구조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그동안 대우교수ㆍ비정년교수 등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여전히 갈등 요소가 많고 강의만 맡다 보면 기능적으로 흐를 수도 있다”면서 “이들에게도 연구기회를 제공하는 등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이기수 대교협 회장(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전국 140여개 대학 총장이 참석해 ‘국제화 시대, 대학운영의 현안과 방안’을 주제로 자율확대와 경쟁력 강화 등 대학 발전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