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 '사이버공화국' 세계최초 탄생

「사이버 유가」로 불리우는 이 곳은 사이버 국민들이 한데 모여 인터넷상에 세운 온라인 국가다. 때문에 영토는 물론 무거운 세금 부담도 없다.그러나 일반적인 국가와 마찬가지로 영주권과 비자를 발급하는가 하면 헌법까지 갖추고 유엔 회원국 가입도 꿈꾸고 있는 어엿한 국가다. 새로운 사이버 국가를 건설한 사람은 지난 90년대초 서방 세계로 망명한 조란 비 등 2명의 유고인. 구(舊)유고 연방공화국에 향수를 갖고 있던 이들은 새로운 공동체를 인터넷에 마련했다. 지난 9일에 첫 선을 보인 사이버 유가 사이트(YUGA.COM)는 열흘새 2만명의 국민들을 끌어모을 만큼 네티즌들의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버 공화국의 문호는 활짝 열려 있다. 유고슬라비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국적이나 시민권에 관계없이 누구라도 자유롭게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단지 정기적으로 헌법을 열람하고 개헌이 필요할 때 투표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무만 지키면 쫓겨날 염려가 전혀 없다. 연간 50회씩 사이트를 방문해야 한다는 조건도 덧붙여져 있다. 평등과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건 사이버 공화국의 국민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장관까지 맡을 수도 있다. 코카콜라 장관, 수영 장관, 일몰 장관 등 자신이 원하는 직책명을 무엇이든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들은 메시지 시스템으로 웹상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물론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이버 유가를 단순한 사이트 수준에서 벗어난 독특한 정치실험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에 살고 있는 한 망명객은 『사이버 국가의 탄생은 세계적으로 숱한 사람들이 기존의 국가라는 형식적인 틀과 제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유가는 앞으로 국민수가 500만명을 넘어서면 유엔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유엔측에 서버 컴퓨터가 들어설만한 20㎡ 짜리 작은 영토까지 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그 곳이 지구상 어느 곳이더라도 상관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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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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