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새 황금시장' 으로 아프리카 급속 부상
견조한 경제성장세로… 美·유럽서 투자 확대
최수문기자 chsm@sed.co.kr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금융시장이 미 부동산발 시장 불안에 흔들리는 가운데 아프리카 투자펀드가 지역 경제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금까지 빈곤과 저개발의 상징이었던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블랙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펀드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올들어 속속 생겨나면서 투자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 지난주 출범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파모드지 투자홀딩스는 13억달러로 신규 투자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런던의 사모펀드들에도 6월 한달동안만 4억달러가 모이는 등 올들어 20억달러 이상이 새로 유입됐다.
어드밴드 프론티어 마켓펀드의 앤드류 리스터는 "2년 전만 해도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펀드는 2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뉴욕이나 런던 금융시장에서 훈련 받은 아프리카 출신 매너저들의 자체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수단텔레콤을 배경으로 사모펀드를 운영중인 테가 베브레예스 사티아펀드 사장은 "과거 아프리카의 부흥을 이야기할 때 주대상이 정치였다면 지금은 민간에 의한 자본투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가 이렇게 투자펀드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 받는 것은 견조한 경제성장 때문. 앙골라와 라이베리아가 각각 올해 35%, 13%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망하는 등 폭발적인 경제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의 고질화된 저성장에서 벗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석유등 풍부한 천연자원 개발까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앙골라는 올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하면서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6년만에 금수조치가 해제된 라이베리아의 다이아몬드 생산도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
다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정세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모펀드 헬리오스의 토페 라와니는 "법률ㆍ제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투자기반이 약한 것이 투자확대에 가장 큰 문제"라며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지만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8/10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