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모집단위별 대학수학능력시험 합격 안정권 점수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가 돌연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고려대는 수능 합격 안정권 점수를 고등학교 방문 입시설명회나 대학을 직접 방문하는 고교에 한해 오프라인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고려대 입학관리처의 한 관계자는 16일 “수능 안정권 점수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던 기존 방침을 바꿔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이르면 이달 말쯤 합격자 중 상위 75%에 해당하는 합격 안정권 점수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수험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려대의 이 같은 입장 번복은 수능 안정권 점수 공개가 대학 및 학과별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대의 한 관계자는 “수능 등급제 시행으로 수험생들이 겪을 혼란을 고려해 가능하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점수 공개를 추진했으나 대학 서열화 문제가 불거지고 교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계획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일선 고교를 방문해 진행되는 입학설명회에서는 해당 고교 고려대 입학생들의 수능 점수를 공개할 방침이다. 또 고려대를 직접 찾아오는 고교에 한해서도 해당 고교 학생들의 수능 점수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 경우 입학설명회를 갖지 못하거나 학교를 방문하지 않아 수능 안정권 점수를 알지 못하는 고교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