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북핵 6자 수석대표회의 폐막

핵시설 불능화·에너지 지원 10월말까지 마무리 하기로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핵 검증체제 구축에 합의하고 오는 10월 말까지 북한의 불능화 작업과 대북 에너지 지원을 매듭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남ㆍ북ㆍ미ㆍ중ㆍ러ㆍ일 등 북핵 6자회담 참가국은 지난 12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수석대표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협상 결과를 담은 6개 항목의 ‘언론발표문’을 채택한 뒤 3일간의 수석대표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회담은 핵 불능화와 경제 지원 마무리 시간표를 내놓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북핵 2단계(핵 불능화와 핵 신고) 문제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핵 불능화를 매듭지으면서 또 다른 축인 핵 신고의 최종 관문을 향한 출발 신호를 울렸다는 점에서 북핵 2단계 마무리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북핵 검증 문제는 검증체제 수립이라는 큰 틀의 합의만 이뤘을 뿐 구체적인 계획서와 일정표를 내놓지 못해 숙제로 남겨졌다. ◇경제 지원 끝내 거부한 일본=북핵 6자 수석대표들은 일단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경제ㆍ에너지 지원을 10월까지 마무리하자는 데 합의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해 2ㆍ13합의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남ㆍ미ㆍ중ㆍ러ㆍ일 등 5개국이 중유 100만톤에 해당하는 경제ㆍ에너지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북한의 불능화 조치는 80% 정도 마무리된 반면 경제 지원은 40% 수준인 상태.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10월 말까지 중유 잔여분 공급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고 중국과 한국은 8월 말까지 비중유 잔여분 모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당초 핵 불능화와 대북 경제 지원은 지난해 10ㆍ3합의에서 지난해 말 완료하기로 했던 것이어서 사실상 10개월이나 지연돼 이뤄지는 셈이다. 불능화와 경제 지원의 시간표가 나오기는 했지만 일본이 자국민 납북자 문제 선결을 이유로 대북 경제 지원을 끝내 거부한 점은 변수로 남았다. 일본은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지원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사실상 경제 지원 동참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몫인 중유 20만톤 지원분을 나머지 4개국이 분담하고 추후 일본이 이를 보상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중국 측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 계획서 놓고 또 한 차례 신경전 불가피=이번 회담에서 가장 뜨거운 의제였던 북핵 검증 문제는 ‘검증 체제(verification mechanism)’ 수립이라는 초보적인 합의만 이룬 채 구체적인 검증 계획 일정표를 잡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조치 발효 시점인 8월11일 이전에 핵 신고 검증에 착수할 것으로 요구했고 북한도 사실상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회담 발표문에는 빠졌다. 검증 착수 시점이 문서화된 이후 실무적인 문제 등의 이유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이를 문제 삼아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유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북한이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6개국 수석 대표들은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검증 계획서를 마련한 뒤 구체적인 검증 방안 및 착수 시기 등을 결정한다는 묘수를 동원해 이 문제를 풀었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수석대표회담 폐막 이후 “8월11일 이전 검증 착수가 가능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장애물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anticipating)”고 말해 이르면 8월 초순 이전 북핵 검증 활동이 시작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8월11일 이전에 검증 활동이 시작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유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비핵화 2단계 마무리는 최종 관문 통과를 앞두고 또 한 차례 큰 격랑에 휩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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