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를 인양함에 따라 침몰사고에 대한 원인조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선체를 두 동강 내고 그 결과 46명을 희생시킨 원인인 '미상의 폭발'실체를 밝혀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폭발한 함미의 잘린 면을 통해 정황 증거를, 파편과 화약무기의 흔적을 조사해 보다 확실한 직접 증거를 찾아야 한다. 잘린 면의 형태와 찢어진 방향을 보면 외부에서 충격이 배 아래 왼쪽을 통해 가해져 오른쪽으로 향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군과 민간 전문가들은 어뢰 혹은 기뢰에 따른 외부폭발에 무게를 싣는다. 이보다 중요하고 신뢰성이 높은 직접 증거는 천안함이 최초로 폭발된 해저에서 파편을 발견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최초 폭발 위치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범위의 바다 밑을 샅샅이 뒤지고 그래도 미흡할 때는 지역 어민과 협의해 쌍끌이 저인망 어선으로 해저 바닥을 훑을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군은 별다른 파편을 찾지 못했다. 합조단이 중점을 두는 또 하나의 직접 증거는 절단면에 있을지 모를 화약성분이다. 일반적으로 화약무기를 사용하면 접촉면 주위에 '화약흔'이 반드시 남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 무기의 종류를 알아낼 수 있다. 즉 해당 화약을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와 우리 군의 사용 여부 등이 드러난다. 절단면 부근이나 그 주변의 장병 의복에 화약흔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문제는 물속, 그것도 바닷물이라는 주변 조건이다. 20일 동안 유속이 빠른 물속에 잠겨 있어 화약흔이 남아 있을지 불투명한데다 나트륨을 함유한 바닷물이 그 흔적을 변형시켰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