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갑지 않은 철새/홍관의 동부건설 사장(로터리)

계절이 바뀌면서 전국의 철새 도래지마다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철새는 정말 고맙기까지 하다. 온갖 공해에 찌든 금수강산 이땅이 아직은 그래도 숨 쉴만하고 이럭저럭 살만한 곳은 된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도 반갑지 않은 철새가 있다. 사람철새들이다.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시도 때도 없이 요란한 날개짓을 하며 돌아 다니는 불청객같은 철새들이다.사실 우리 주위에는 철새같은 이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적성이 다르고 동료나 윗사람과 맞지 않는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직책을 요구하고 아예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간의 험난한(?) 여정을 기록한 그들의 이력서는 한 두 페이지로는 어림도 없다. 마치 길고 긴 두루마리처럼 펼쳐지는 그들의 이력은 잠시도 쉬지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철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주위에 문제가 있다. 변화를 모르는 보수적인 경영층, 무능력한 상사와 타성에 젖은 동료, 그리고 구태의연한 회사 분위기들…. 그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항상 많고 또한 상당히 타당성도 있어 보인다. 그들은 마치 변화를 모르는 완고한 경영진, 무능력하고 시기심 많은 동료들에 의해 희생양이 되어 버린듯 여겨지기도 한다. 한 마디로 완고한 기성의 벽에 부딪혀 미처 개혁의 포부는 펼쳐보지도 못하고 상처입고 방황하는 가엾은 작은 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문제는 바로 그들 자신에게 있음이 분명하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주위 여건 모두가 바뀌는데 그들은 자신의 성격과 생각 및 자세를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들 대부분이 자기자신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까지 하다. 또한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직시하고 솔직하게 인정하기 보다는 굳이 회피하거나 외면하려 든다는 점에서 매우 고질적인 병이다. 그들은 대체로 머리가 좋고 똑똑하며 학벌 역시 뛰어난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지금 철새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직책, 새직장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 문제에 대한 직시, 그리고 자기 자신의 재발견이 아닐까. 자신을 돌아 볼 줄 알고 자신의 문제를 깊이 성찰하여 스스로 변화하는 것 이외에 그 고질병을 고칠 약은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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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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