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TA로 날개 단 중기수출] <2> 아는 게 힘

환위험 관리·관세혜택까지 쏙쏙<br>관세법인·대학에 위탁교육<br>FTA활용 프로그램 다양화<br>원산지 결정 회계까지 배워

중소기업청과 관세청이 지난해 7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FTA활용 중소기업 성공사례 경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생생한 현장사례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청

#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형가장치ㆍ조향장치 등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 센트랄은 지난 2011년 자체적으로 이 회사의 납품업체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FTA 교육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내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극히 낮은 이해도를 보인 것.

이에 센트랄은 중소기업청과 손잡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4월10일부터 11일까지 경남지방중소기업청에서 수출모기업ㆍ협력사 원산지관리 합동교육을 다시 한번 실시했다. 이번에는 CEO가 아닌 이 회사의 38개 협력업체에서 온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실무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수준 높은 강사의 질과 실무 위주의 커리큘럼 덕분에 납품업체의 습득 수준은 2년 전보다 월등히 높아졌고, 센트랄은 크게 만족했다.


센트랄의 한 관계자는 “내용 자체가 FTA와 관련해 실무적인 쪽에 집중돼 있어 도움됐다고 밝힌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많았다”며 “납품업체들의 경우 직접 수출이 없다고 FTA에 관심을 안 갖는 경우가 많은데 확인서 등 자료를 작성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잇따른 FTA 체결로 수출길이 한층 넓어지면서 중소기업청 등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FTA 숙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팔을 걷고 나섰다. 수출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특히 작은 기업일수록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지 않으면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지원 FTA 교육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가 지난 3월 한·미 FTA 발효 1주년을 맞아 수출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성과를 조사한 결과 전체 기업 가운데 60% 정도는 FTA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고충으로는 원산지 증명 및 관리가 40.5%로 가장 많았고, 미국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력자금 부족(34.6%), 미국 진출 노하우와 네트워크 부족(32.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정부 FTA 활용 지원제도를 이용했다는 기업은 고작 39.0%에 그쳤다. 정부의 다양한 FTA 교육 지원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수출에 애를 먹는 기업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출 중소기업 대상 FTA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FTA 활용에 대한 인식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전문기관 위탁, 중진공 이업종교류회ㆍ차세대기업인 모임 등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 한ㆍ미 FTA 발효 1주년을 계기로 특화된 컨퍼런스 및 구매상담회를 실시해 FTA 고급 정보를 제공하고, 수출거래선 발굴을 촉진하기로 했다. 수출모기업ㆍ협력사 합동교육, 영세중소기업 방문교육, 관세법인 활용 상시교육 등 교육대상과 방법도 다양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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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대상 FTA 마인드 체질화 교육은 이달 말부터 총 20회에 걸쳐 실시한다. 대상은 중소기업 CEO로 한국FTA산업협회, 중소기업중앙회, 관세법인, 대학 등 공개입찰을 통해 전문교육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주요내용은 ▦환위험 관리 ▦FTA에 대한 기초 이해 및 FTA 추진현황 ▦FTA 가치사슬 최적화 전략 ▦FTA 시장에 적합한 경영전략 수립 ▦FTA 원산지제도ㆍ무역환경에 따른 해외 마케팅 전략 등이다. 필요시 중기청 지방청별로도 거시관점의 FTA 일반교육을 진행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전문교육기관의 제안내용을 감안해 교육프로그램을 편성할 것”이라며 “CEO간 네트워킹 시간을 갖는 등 교육시간은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수출모기업ㆍ협력사 원산지관리 합동교육과 영세중소기업 소그룹 워크숍 형식 전문가 방문교육은 올초부터 이미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수출모기업ㆍ협력사 원산지관리 합동교육은 수출모기업과 중소협력사 실무자를 대상으로 원산지확인서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을 위해 수출 모기업과 합동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73회에 걸쳐 진행하며 교육내용은 FTA 원산지 결정기준 판정, 원산지 결정 회계, 인증수출자 제도, 원산지 사후검증 등이다.

영세중소기업 소그룹 워크숍 형식 전문가 방문교육은 합동교육 참여가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소그룹(10명 내외) 및 산업단지 방문 등을 통해 밀착교육을 지원한다. 교육내용은 수출모기업ㆍ협력사 원산지관리 합동교육과 같다. 연간 총 92회 실시한다.

중기청에서는 또 FTA 활용에 관심이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 9월께 FTA 컨퍼런스 및 구매상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서는 FTA 협정국 시장정보 및 진출전략, FTA 협정국 대기업의 부품구매 전략, FTA 원산지 활용방안, FTA활용 성공사례 등이 소개된다.

이밖에 관세법인을 활용한 지역별 FTA 교육은 상시로 진행된다. 지방청이나 중진공 주관으로 관세법인과 상시 FTA 교육계약을 체결해 전국을 4개 권역별로 나눠 교육을 실시한다. 이달 3일 현재 11개 지방청에서 총 48회 3,260명의 중소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주요내용은 FTA 원산지 결정기준 판정 등 실무 내용과 FTA 애로사항 상담 등 기타 업체가 요청하는 내용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 가운데 FTA 활용에 아직 어려움을 느끼는 곳이 많은데 정부 지원 교육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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