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측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에 “분납 조건이 반드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한화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산은 측이 제시한 그룹 자산 및 비주력 계열사를 전부 매각하더라도 (대우조선) 인수 금액의 절반밖에 안된다”면서 “가격을 깎아달라고는 말할 수 없고 다만 분납허용 등을 통해 실질적인 디스카운트 효과를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수대금에 대해 2~3년 분납이 허용될 경우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가격 할인 효과가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집중 설득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화 측은 이 같은 뜻을 담아 이번 주 내에 산은 측에 그룹 자산 및 계열사 매각 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화 측이 주내에 전달할 내용에는 이밖에도 분납 허용에 대한 요구와 함께 지난해 연말 한화그룹 주력 3사가 이사회가 결의한 내용인 ‘실사 후 본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보완장치 마련 후 본계약’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한화 측의 의견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3사 이사회 결의 내용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기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을 경우 주주들에 대한 책임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이 어떤 계열사를 매각할 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산은 측에 비주력 계열사 매각안을 제시할 계획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시중에서 얘기가 나온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리조트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어떤 계열사를 내놓을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이 한화손해보험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돌았지만 한화손보 측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인 대한생명에 확인한 결과 한화손보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한화그룹 측은 “40여개 계열사 중 어떤 것들을 매각할 지는 복잡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계열사는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0대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화가 대림산업과 함께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여천NCC 또는 건자재 메이커 한화L&C 등을 그나마 값나가는 회사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산은 측이 이를 선뜻 매입하면서까지 특혜를 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