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 은행 진출 활발해진다

中기업 한국기업 인수로 한국내 대출 늘어<BR>중국銀·공상·건설銀 이어 교통銀 지점추진<BR>中 위앤貨 영업이역제한 내년말 철폐방침<BR>국내銀법인등 설립 수년내 50개 넘어설듯

하나은행이 지난해 10월28일 중국 칭다오국제은행 성양지점을 개설할 당시 윤교중 하나은행 수석부행장을 비롯한 신형근 칭다오 한국총영사, 장흠지(張欽志) 칭다오시 성양구 부서기 등이 개점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 은행은 한국에, 한국의 은행들은 중국에 거점과 사업영역을 늘리고 있다. 중국계 은행들은 한국기업들이 줄줄이 중국에 매각되는데다 한국에 들어온 조선족들의 중국 송금이 한해 10조원 안팎으로 크게 증가한 데 주안점을 두고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중국정부가 오는 2006년 말까지 외국 은행에 대한 위앤화 업무제한을 완전 철폐하기로 한 일정에 앞서 한국기업들에 대한 금융업무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의 움직임=중국은행ㆍ중국공상은행ㆍ중국건설은행에 이어 교통은행이 금융감독원에 국내지점 설립절차를 밟고 있다. 이 은행이 들어오면 중국 4대 국영상업은행이 모두 한국에 지점을 개설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농업은행 등도 국내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은행들의 한국 진출 확대는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 BOE그룹의 하이닉스 LCD 부문 인수 등 중국기업의 한국기업 인수가 봇물을 이루면서 한국 내 대출여건이 대폭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행의 지난해 국내 대출액은 1조9,000억원으로 수년 전에 비해 5~6배 증가했으며 중국공상은행은 1조원, 대출이 거의 없던 건설은행도 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공상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과 함께 쌍용자동차 채권단에 참여하고 있다. 허세원 금감원 은행검사2국장은 “이전에는 중국은행 지점의 업무가 조선족 송금 수수료를 받는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 대출을 크게 늘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국내 거주 중국동포들이 한해 10조원이 넘는 돈을 중국에 보내는 것도 중국 은행들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중국 은행들은 원화를 바로 위앤화로 환전, 송금해주기 때문에 달러화로 환전한 후 송금하는 국내 은행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행ㆍ건설은행ㆍ공상은행은 국내 증시상장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중국 은행들의 한국증시 상장을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도 중국 진출 활발=현재 중국에서 위앤화 영업을 하고 있는 국내 은행은 외환은행과 우리은행ㆍ하나은행 정도. 이마저 지역별로 제한을 받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지원할 충분한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내년 말까지 위앤화 영업제한을 완전 해소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중국 진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지점ㆍ사무소ㆍ현지법인은 25개에 달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까지 하나은행과 산업은행 등이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고 수년 내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지점이 5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중국 선전지점과 상하이 푸시출장소를 개설하고 하나은행은 홍콩ㆍ상하이ㆍ칭다오ㆍ선양지점을 총괄하는 ‘중국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4개 지점을 15개로 늘릴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올해 선전, 기업은행이 선양에 지점을 개설하고 산업은행은 광저우에 지점을 낼 계획이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의 중국 영업은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 86%가 중국계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6,1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국내 은행보다 낮은 금리에 대출을 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중국 진출 기업의 대출만 확보해도 충분히 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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