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주/21C 국제관광도시” 선점경쟁 가속(21C 신흥상권)

◎급팽창 연동지역 할인점 각축장/삼도동 신세계 E마트 이달중에 개점/토착민 신업태돌풍불구 재래시장 선호/「롯데참피온」 정통백화점 경영나서 외풍차단국제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제주도.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이곳에 소재한 대형 호텔수만도 32개에 달하고 있다. 많은 외지인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층이 전체 인구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절대 빈곤층이 거의 없다시피한 색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도하다. 그러나 90년대초까지만 해도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매력을 끌지못해 왔다. 전체적으로 인구밀도가 낮은데다 육지와의 교통이 불편해 손쉽게 장사할 수 있는 육지 대도시를 놔두고 구태여 제주까지 나가 백화점등의 어려운 영업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제주상권에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최첨단시설을 갖춘 대형 백화점이 건립되는가 하면 곳곳에 가격파괴를 내세운 할인점들이 등장, 기존 재래시장과 슈퍼마켓 상권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제주상권에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90년대들어 대형 호텔주변에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24시간영업 편의점은 이미 신업태가 아니다. 제주도 전체인구의 절반인 27만명이 거주하는 제주시를 중심으로 백화점·할인점·쇼핑센터 등 대형점들이 속속 들어서며 제주상권의 모습을 새롭게 바꿔놓고 있다. 할인점을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제주시 신시가지에 문을 연 매장면적 1백50평의 한국물류 제주직영점에서는 식품을 비롯, 의류·주방용품·세제류·장난감 등의 폭넒은 상품을 갖춰놓고 라면·화장지·음료제품 등을 시중가대비 20∼30% 싸게 팔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싼 가격으로 고객몰이에 성공한 한국물류는 3개월후인 지난 3월 제주시 건입동에 2호점을 개점하고 또다른 고객 끌어모으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물류가 가격인하전략으로 선풍을 일으키자 이를 표방한 또다른 할인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는 지난 9월 정통 할인점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매장면적 9백60평규모의 중형점 「뉴월마트」가 오픈됐다. 생식품을 중심으로 한 생필품을 다양하게 갖춰놓고 가격인하상품을 대량 선보인 결과, 지난 추석기간 중에는 1억2천만원대의 일평균매출을 기록하는등 엄청난 매출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 4월에는 「백화점다운 백화점」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제주시 연동에 지하 1층, 지상 7층, 매장면적 3천여평에 달하는 롯데참피온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4백여억원이 투자된 롯데참피온백화점은 서울지역 백화점들과 비교해 볼때도 손색없는 시설·상품을 갖춰놓고 고소득층을 주고객으로 본격적인 백화점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할인점은 이달 중에 개점할 신세계백화점의 「E마트」다. 외지 유통업체로 첫번째 제주진출 점포가 될 E마트는 연면적 4천8백평, 매장면적 2천4백평규모로 제주시 삼도1동 제주오리엔탈호텔 인근에 문을 열 계획. E마트는 성지건설이 탑동 매립지구 내 짓고 있는 대형 쇼핑센터 「유니코」 지하 1∼2층을 15년간 장기임차했는데 지명도가 높은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제주지역 유통업체들로서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E마트가 들어설 유니코쇼핑센터 역시 제주시 신흥상권을 주도할 대형 판매시설이다. 1천4백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8천4백평규모로 공사를 거의 완료, 대형 유통시설의 모습을 드러냈다. 유니코의 규모도 적지 않지만 더 큰 유통시설이 현재 건립 중에 있다. (주)국제도매센터가 제주시 연동에 짓고 있는 제주국제도매센터는 지하 5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5백여평규모로 단연 제주지역 최대의 대형 매장이라고 할 수 있다. 도매센터측은 이곳을 통해 세계 각국의 상품을 전시판매하며 제2의 이태원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제주상권은 재래시장과 소형 슈퍼마켓이 주도해왔다. 특히 제주시의 동문시장은 지역 최대의 쇼핑장소로 전체 제주도민들의 쇼핑명소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고 있는 대형 점포들은 재래시장과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상인들의 생계를 뒤흔들어 놓을 정도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연금매장식으로 저가판매전략을 펴온 제주상록회관 관계자는 『그동안 일평균매출이 5천만원대를 유지했으나 몇몇 할인점이 출현하면서 5천만원을 올리기가 어렵게 됐다』며 계속될 대형점 개점에 따른 매출둔화현상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제주상권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특이한 인구구조와 도민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지역주민의 55%가 타 지역에서 유입된 외지인들이다. 이에따라 마치 서울처럼 각 지방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소비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토착도민들의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성향도 특징 중의 하나다. 인맥을 중시하는 도민들은 대형점 출현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형점·재래시장 등 기존 영세상권을 선호하고 있는데 지역 토착상인들로서는 크게 의지가 되고 있는 점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 먼 곳을 찾아가기보다는 상품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집근처 가까운 점포를 이용하려는 제주도민들의 성향 역시 관심을 기울여야할 대목이다. 이에따라 제주지역에 신규 진출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역주민들의 쇼핑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아이디어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도민들과 융화를 이루느냐가 영업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제주지역 경기는 주력산업인 관광산업은 부진을 면치못하는 반면 제조·건설업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제주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도내 주력산업인 관광산업의 지난 3·4분기 실사지수는 2·4분기대비 80(1백기준)으로 악화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역의 비교적 높은 관광요금으로 인해 국내 관광객들이 제주도 대신 외국을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광업 다음으로 중요한 건설업경기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 최근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에 따른 관광단지 개발, 토지거래가격 안정 등으로 인해 건설경기가 살아나 지난 3·4분기 중 경기실사지수는 2·4분기 대비 1백17로 올라섰다. 제조업의 경우도 지난 3·4분기 중 경기실사지수가 2·4분기대비 1백26으로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정부등의 자금지원이 효력을 발휘, 생산활동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4분기 중 전체 경기실사지수는 2·4분기 대비 1백12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 최근 국가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자체적으로 탄탄한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부유한 것은 아니지만 절대 빈곤층이 없다시피한 제주지역 도민들의 안정된 경제생활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제주=이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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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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