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외국 車업체와 대조적인 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조가 어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 쟁의 수순에 돌입해 비상등이 켜진 현대차 경영에 또 다른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는 12만5,524원의 임금인상과 성과급ㆍ직무 및 직책수당 인상 등을, 회사측은 어려운 형편을 내세워 이해를 구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올해도 무분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보다 많은 임금과 좋은 근로여건의 요구나 쟁의행위는 노조의 권리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답답하고 안타깝다. 현대차의 임금은 국내 최고수준 아닌가. 그런데도 파업이 연례행사가 되고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지금 회사사정과 해외 업체들의 움직임을 보면 더욱 그렇다. 현대차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고유가ㆍ환율하락으로 판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내수는 물론이고 그 동안 잘 나가던 수출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여기다 정몽구 회장 구속에 따른 리더십 부재로 해외공장 건설 등 글로벌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ㆍ일본 등 외국 경쟁업체들은 이틈을 타 한국차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외국 업체들의 노조 움직임도 현대차 노조와는 대조적이다. 몇 년째 임금동결을 한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조 이야기는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노조도 변화를 부르짖고 있다. 전미(全美)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엊그제 열린 현재 미국 자동차업계의 침체는 단순한 경기순환상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위기타개를 위해서는 노조의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도 임금 인상 없는 근로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 자동차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노사 모두가 몸부림을 치고있는 것이다. 그럴수록 국내 자동차업체의 어려움은 커진다. 현대차 노조는 이런 국내외 상황을 똑바로 봐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조금 벌었으니 이제 나눠먹자고 하기에는 세계시장 상황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대차 노조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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