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합의하면서 현행 15부2처18청 체제의 정부 조직이 21일부터 17부3처17청으로 바뀌게 된다. 경제부총리가 5년 만에 부활하고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된다. 외교통상부가 갖고 있던 통상교섭본부 업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안대로 현 지식경제부로 이관돼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합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 및 21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정부 조직은 2개의 부와 1개의 처가 새롭게 신설되고 1개의 청은 없어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구상인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미래부가 신설된다.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기능까지 대거 흡수한 공룡 부처로 신성장동력을 확충하고 미래 국가전략을 수립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다.
다만 당초 원안에 미래부로 편입하기로 돼 있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돼 현행대로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이 유지된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시절에 사라졌던 해양수산부가 부활돼 2개의 부가 새롭게 신설됐다.
박근혜 정부의 또 다른 핵심 구상이던 '경제부총리제'도 5년 만에 재탄생하게 됐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겸임하는 경제부총리는 현재의 경기침체 및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채택이 불발된 현오석 내정자를 조만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된다. 박 대통령의 불량ㆍ위해식품 근절 의지가 반영된 조처다.
관심을 모았던 통상교섭 분야는 인수위안대로 지식경제부로의 이관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현 외교통상부는 외교부로, 지식경제부는 산업통상자원부로 명칭이 바뀐다.
당초 야당은 현행대로 외교통상부를 유지하거나 국무총리 소속 통상교섭처를 신설하자고 주장했지만 결국 "산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국가 교역 역량 확대를 위해 산업 담당 부처가 통상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관철됐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경제 외교 및 국제 경제협력 외교만을 수행하고 통상 및 통상교섭, 통상교섭에 관한 총괄ㆍ조정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맡게 됐다. 외교부는 현재 업무 및 직원들의 희망 부서 등을 감안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근무지를 옮길 대상자 70여명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현 농림수산식품부는 해양수산부로 수산 기능이 이관되면서 농림축산부로 바뀔 예정이었으나 이날 여야 합의로 '식품'이라는 명칭이 유지돼 농림축산식품부로 최종 변경이 확정됐다.
안전관리 총괄부처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현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하는 방안도 인수위 원안대로 확정됐다. 이와 함께 현행 교육과학기술부와 국토해양부는 각각 과학기술 및 해양 분야의 타 부처 이관으로 교육부ㆍ국토교통부로 정리된다.
정부 조직 내 이 같은 역할 재조정으로 국회 상임위원회도 개편될 예정이다.
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로 바뀌어 미래부와 방통위 소관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위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로 이름을 바꿔 교육부ㆍ문화체육관광부를 소관 부처로 둔다.
국토해양위ㆍ농림수산식품위ㆍ외교통상통일위ㆍ지식경제위ㆍ행정안전위는 각각 국토교통위ㆍ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ㆍ외교통일위ㆍ산업통산자원위ㆍ안전행정위 등으로 명칭이 변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