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구원장에 듣는다] 조세형 <한국천문연구원장>

"천문학 발전하면 산업도 도약"

미국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7년여의 우주항해 끝에 지난달 토성궤도에 진입했고, 또 수성탐사선 메신저호가 발사된 것을 계기로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세형(52ㆍ사진)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천문학에 대한 관심은 고맙고 바람직하나 보다 국내 천문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천문학의 경우 국책연구기관인 천문연구원과 대학이 합해 핵심연구인력은 겨우 130여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들과 비교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동양 최초의 천문관측 시설인 첨성대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 현대 천문학이 들어온 지는 30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 천문학계는 열악한 재정과 무관심 속에서도 이미 높은 수준의 발전을 보였다. 천문연구원이 지난달 30일 일본우주과학연구본부(ISAS)와 차세대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스피카(SPICA)’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도 이제 미국의 허블망원경 같은 최고 수준의 우주망원경을 이용, 천체의 비밀을 풀 수 있게 됐다. 조 원장은 “우리의 기술과 재정능력으로 독자적인 우주사업을 벌이는 것은 아직은 무리”라며 “선진국과의 제휴를 통해 관련기술과 경험을 하나씩 습득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름 3.5m인 SPICA는 오는 2012년 발사 예정으로 있으며 수명이 다한 허블 우주망원경 이후 2010년대에 등장하는 미국의 JWST(구경 6m), 유럽의 HSO(구경 3.5m)와 함께 세계 3대 우주망원경이 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우주망원경은 지난해 9월 발사된 과학위성 1호에 탑재된 원자외선 우주망원경 하나뿐이다. 이마저 직경이 5㎝에 불과한 소형이다. 조 원장은 “우주천문 분야와 함께 지표면상에서 가능한 전파천문 및 광학천문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을 잇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파천문 분야에서는 서울과 울산ㆍ제주 등 3곳에 직경 21m의 전파망원경을 200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일본 전파망원경 및 아시아ㆍ태평양 각국과 연결, 관측가능 규모를 최대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학천문 분야에서도 직경 8m의 광학망원경을 해외에서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조 원장은 “천체의 방사능 연구에서 X레이가 발견되고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MRI가 발명된 것처럼 천문학은 우리 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초과학”이라며 “순수학문적인 측면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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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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