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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뉴딜 3법' 연내처리 힘들듯
입력2004.12.28 21:07:04
수정
2004.12.28 21:07:04
국민연금법, 3野 불참으로 상위처리 무산<BR>기금관리·민간투자법도 운영위 통과못해<BR>與 의장 직권상정 요청·한나라 강력 반발
| 28일 국회운영위에서 기금관리법 개정안의 표결처리를 시도하던 천정배 위원장석을 한나라당이 점거한 채 김덕룡 원내대표가 팔을 잡자 천정배 대표가 팔을 뿌리치고 있다. / 고영권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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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경기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했던 ‘한국형 뉴딜 관련 3법’의 연내 처리가 무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민연금법의 경우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사실상 연내 처리가 무산됐으며 기금관리기본법ㆍ민간투자법도 여야 의원간의 격렬한 몸싸움 끝에 운영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만약 뉴딜 3법이 무산될 경우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및 일자리 창출에 연기금을 투입하려던 정부의 내년 경제운용계획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처리를 시도했으나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3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이기우 의원은 “임시국회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3당이 협조해주지 않는 이상 회의를 더 열어도 처리가 불가능하다”며 “추가 회의일정도 위원장에게 요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도 이날 하루종일 기금관리법과 민간투자법 등 뉴딜 관련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의원간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파행을 면치 못했다. 여야가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한나라당은 여당의 표결처리를 온몸으로 막고 나섰고 이 과정에서 ‘날치기당’ ‘폭력저지당’ 등의 막말과 고성이 난무했다.
정부와 여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뉴딜 관련법 처리가 벽에 부딪히자 우리당은 마지막 카드로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꺼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김 의장에게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법안 및 뉴딜 3법에 대해 직권상정과 연내 처리를 공식 요청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 전달한 서한에서 “한나라당의 방해와 폭력적 저지로 표류 중인 법안에 대해 의장이 국회법에 따라 심사기간을 정해주시고, 그 기간이 끝나면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해 이번 회기 내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우리당 지도부 등 의원들은 이날 저녁 열린 김 의장과의 송년만찬에서도 의장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리당은 이날 의원총회와 상임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국회법에 따른 여당 단독의 쟁점법안 처리 강행의지를 천명하고 의원 전원에게 비상 대기령을 발동하는 등 전의를 불태웠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조속한 회담 재개를 통한 쟁점법안의 합의 처리를 촉구하는 한편 여당 일각의 직권상장 움직임에 대해 “의회주의를 무시하는 행태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서 “(4대 법안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가치인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훼손하는 것이고 나중에 엄청나게 큰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면서 “거기에 동의한다면 한나라당도 역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강경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여야는 그동안 지도부 회담을 통해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에 이른 것으로 전해져 막후협상을 통해 최종 타결에 이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여야 모두 정국 파국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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